"바글바글 했었는데…"코로나19에 '텅 빈' 장례식장

정한결 기자, 정경훈 기자
2020.02.27 05:00
26일 한산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사진=정경훈 기자.

"오전에도 바글바글했었는데 확실히 줄었다"

26일 찾은 서울 종로구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한산했다. 몇 없는 조문객들과 상주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를 지켰다. 식당을 비롯해 곳곳에는 손소독제가 놓여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면서 장례문화도 바뀌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이 일상이 된 가운데 장례식장 관계자들은 조문객 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조문객 평소의 60~70% 수준…유족들도 기대 접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병원 규모도 큰데다가 위급한 중환자가 많아 오전에도 조문객이 많은 곳이었다.

그러나 이날 찾은 장례식장에서는 조문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소 빈소로 사용된 3층은 출입구 일원화를 위해 3층 입구와 함께 전면 폐쇄됐다. 오직 1층 입구만 사용이 가능했다. 사용 중인 빈소 일부는 접객실을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청소직원 김모씨(67)는 "원래 오전 11시만 돼도 사람이 많고, 어쩔 땐 바글바글한데 코로나 이후 정말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시간에 관계없이 조문객이 많았지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26일 폐쇄된 서울대 장례식장 3층 입구. /사진=정경훈 기자.

더 작은 규모의 장례식장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배치된 탁자에는 부조금 봉투, 검은 펜과 함께 손소독제가 놓여 있었다. 유족들은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리를 지켰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체감 상 조문객 수가 확실히 줄었다"면서 "애초에 유족 분들도 많이 올 것이라고 기대도 안 한다"고 밝혔다.

인근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림대 장례식장 관계자는 "찾으시는 분들이 평소의 60~70% 수준으로, 식사 주문량도 확실히 줄었다"면서 "상주 분들도 '괜히 불렀다가 감염되면 민폐'라며 호출을 자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에 마스크 착용 안하면 입장도 불가한데다가 유족들과 조문객들이 사용할 손소독제도 구비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문객도 '코로나' 우려…몰리는 부조금

장례식장을 찾은 시민들도 코로나19사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김모씨(80)는 "사람도 많고 실내라 여기 오는데 걱정이 당연히 됐다"면서 "그래도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 어쩔 수 없이 온 것"이라고 밝혔다.

조문객이 줄어들면서 부조금 내기도 노동이 됐다. 친구 A씨와 함께 인근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뽑은 현금을 5여개 봉투에 나누어 담던 방모씨(52)는 "고인의 친한 친구인 두 명이서만 오늘 조문차 찾았다"면서 "코로나 걱정으로 부조금 부탁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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