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얼마야" 해외여행 가려다 '깜짝'...악재 터진 항공업계, 부채 쑥

"이게 다 얼마야" 해외여행 가려다 '깜짝'...악재 터진 항공업계, 부채 쑥

강주헌 기자
2026.03.22 06:30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환율과 고유가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재무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리스료와 유류비·정비비 등 주요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업 특성상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졌다.

22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보유한 순외화부채는 지난해 약 55억달러(약 8조2500억원)로 전년 약 35억달러 대비 57.1% 증가했다. 환율이 10원 변동 시 약 5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순외화부채란 외화로 조달한 부채에서 기업이 보유한 외화자산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의 부채 부담도 커졌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순외화부채는 7314억원으로 전년 4271억원 대비 71.2% 급증했다. 진에어는 2674억원, 에어부산은 7255억원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도입 확대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리스 부채 부담도 가중됐다. 대한항공의 리스 부채는 지난해 8조1928억원으로 전년 5조8195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같은 기간 64% 늘어난 72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민간항공기 801대 가운데 45.4%인 364대가 리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환율 민감도가 높다. 항공기 도입 확대에 따라 부채가 늘어난 영향이지만 항공기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 시 리스 부채 부담이 직접적으로 커지게 된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가 1490원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1400원 후반대가 굳어지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도 실적의 걸림돌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항공유 사용량이 3050만배럴 수준인데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비용이 약 3050만달러(약 457억원) 증가한다. 배럴당 1달러 변동 시 연간 영업이익의 약 2.9%가 영향을 받는 구조다. 항공사들은 다음달 적용되는 유류 할증료 가격을 이달 대비 3~4배가량 인상했다.

여객 수요도 고환율 부담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적 항공사 11곳을 이용한 여객 수는 3339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10곳) 대비 5.5% 늘어나 1년 전 증가율(6.5%)보다 증가 폭이 감소했다. 지난해 상장 항공사 6곳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5곳은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로 고환율과 고유가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외화 기반 지출이 많은 항공업계의 비용 압박이 커졌다"며 "수익성 회복을 위해선 유류할증료 조정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운항 효율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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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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