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IT기업의 AI 투자가 본격적인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NAVER(221,500원 ▲1,000 +0.45%))는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가 처음 2조원을 넘겼다. 카카오(50,000원 0%)는 데이터센터 관련 자산 취득이 반영되며 자본적 지출(CAPEX)이 커졌다.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162,600원 ▲1,100 +0.68%))는 GPU 서버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본격화했고, LG CNS(LG씨엔에스(67,600원 ▲2,700 +4.16%))도 AI·클라우드 매출 확대와 함께 국내외 데이터센터 사업을 넓히고 있다. AI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AI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전 늘어난 비용이 이번 사업보고서에서 먼저 확인됐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네이버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2025년 연결 연구개발비는 2조2218억원으로 전년 1조8579억원보다 20%(3639억원)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7.3%에서 18.5%로 커졌다.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개발비 부담이 실적에 먼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인프라 투자 확대가 더 뚜렷하다. 카카오의 2025년 연결 연구개발비는 1조2992억원으로 전년 1조2696억원보다 소폭(2%) 늘었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4년 16.1%에서 지난해 16.0%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CAPEX는 15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870억원) 증가했다. CAPEX는 데이터센터, 서버, 설비처럼 장기간 사용하는 자산에 투입하는 자금이다. 이 항목에는 데이터센터 관련 건설중인자산과 기계장치가 포함됐다. 외주·인프라 비용도 9460억원으로 전년 8750억원보다 8% 늘었다.
삼성SDS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삼성SDS의 지난해 CAPEX는 3648억원이었다. 회사는 올해 엔비디아 B300 기반 GPU 서버 구매 등을 포함해 자본적 지출이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은 2조6802억원으로 전년보다 15.4% 늘었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맞춰 GPUaaS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함께 키우는 구조다. 생성형 AI 사업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연구개발과 영업, 마케팅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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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도 비슷한 흐름이다. LG CNS는 지난해 매출 6조1295억원, 영업이익 555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AI·클라우드 매출은 3조5872억원으로 전년보다 7.0% 늘었다. 회사는 국내외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서 1000억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수주도 공개했다. 실적은 성장했지만 사업축이 AI·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쪽으로 이동하면서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투자 확대와 별개로 실제 가치 창출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아직 제한적이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 '더 와이드닝 AI 밸류 갭'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25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단 5%만이 AI 가치를 전사적으로 확장해 창출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응답 기업의 60%는 실질적 가치 창출이 거의 없었고, 35%는 일부 성과를 내며 확장 중이라고 답했다.
IT업계 관계자는 "AI 투자 관련 연구개발비와 데이터센터, GPU 서버 등 선행 비용이 먼저 반영되는 구간"이라며 "AI 투자가 매출로 환원되기까지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