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객으로 지난 12일 밤 10시에 시작해 13일 새벽1시30분경까지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이 화제다.
결승전 출연자 중 한명으로 미성년자인 정동원이 가수 배호의 '누가 울어'를 부를 땐 최고 1분 시청률 33.2%(TNMS, 유료가입)을 기록하며 순간 1007만명이 동시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SNS와 관련 뉴스 댓글에선 미성년자인 정동원이 밤10시부터 새벽까지 생방송에 출연한 것은 '위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3월19일생인 정동원은 현재 만 12세다.
이런 지적은 미성년자에게 밤 늦게까지 일을 시켜선 안 된다는 상식과 밤10시에서 새벽 6시 사이에 미성년자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법조항 등에 근거한다.
'처벌 가능'여부를 먼저 살펴보려면 벌칙규정이 있는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봐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70조엔 "18세 미만자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제100조 처벌규정엔 어길 경우 2년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다만 단서조항으로 당사자인 만 18세 미만자의 동의가 있고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으면 근로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동원처럼 TV에 출연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해당 조항 적용이 되지 않는다.
연예인 등 TV 출연자들은 근로기준법에서의 '근로자'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방송 출연자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을 수는 없다. 법적으로 연예인이나 방송출연자는 '근로자'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종속관계'를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같은 근로계약의 형식에 따라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근로관계의 '종속관계' 여부에 따라 근로자인지 가늠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 판례로 '유흥업소 가수'를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경우가 있다. 그 근거는 △업무수행이나 업무내용에 관해 업소 사장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점 △가수가 노무를 제공하는 장소가 특정 장소로 구속돼 있지 않은 점 △공연 등의 시간이 일반 근로자의 통상적인 근로시간과 비교할 때 극히 짧은 점 △활동하는 시간 외에 달리 업소 사장으로부터 시간적 구속을 받고 있지 않은 점 △세금 납부 형태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의 원천징수 방법을 통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대법원 1994. 4. 29. 선고 93누16680 판결)
이에 따라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형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본다. 판례의 유흥업소 가수 뿐 아니라 연예인이나 방송출연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장윤정 변호사는 "연예인이들이나 방송출연자가 방송국과 맺는 출연계약도 대법원 판례의 근로자 판단 기준에 따르면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분류된다"며 "방송국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계약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외국의 경우는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는 물론 일본도 근로기준법과는 별도로 미성년자 연예인의 연예 활동을 일정 시간이내로 제한하거나 밤 10시 이후에는 금지하는 식으로 법령에 의한 강제력으로 미성년자의 연예활동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강제력을 갖거나 처벌을 할 수 있는 법령은 없다. 2014년 제정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서 청소년의 야간 활동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만 처벌규정은 없다.
이 법 제22조에 "대중문화예술제작업자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에 15세 미만의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으로부터 대중문화예술용역을 제공받을 수 없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단 여기에도 "다음날이 학교의 휴일인 경우에는 대중문화예술인과 그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대중문화예술용역 제공일 자정까지 대중문화예술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다시말해 12세인 정동원 본인과 부모 등 친권자의 동의를 받으면 그날 자정(밤 12시)까지는 생방송 출연이 가능하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학교들이 개교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동원은 부모 동의하에 출연자체는 가능했던 셈이다.
그런데 2일 밤 10시에 시작된 '미스터트롯'은 3일 새벽 1시30분경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엄격히 말하자면 TV조선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 정동원은 밤 12시까지만 출연이 가능한데 1시간 반이나 시간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재규정이 없어 별다른 처벌대상은 아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3월에 만든 가이드라인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표준 부속합의서'에도 같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 △15세 미만의 청소년은 주당 35시간 이내, 오후 10시에서 오전 6시까지 금지(청소년과 법정대리인 동의 하에 자정까지 가능) △15세 이상의 청소년은 주당 40시간 이내, 오후 10시에서 오전 6시까지 금지(청소년관 법정대리인 동의하는 경우엔 가능)가 그 내용이다.
이 부속합의서는 기획사와 청소년이 계약하는 경우에 표준전속계약서를 이용하면서 합의내용에 포함할 수 있도록 표준화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