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사하는 형사 법집행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서, 법집행의 범위와 방식, 지향점 모두 국민을 위하고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내놓은 첫 일성엔 '국민의 검찰'에 대한 그의 철학이 나온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인용한 것부터가 그렇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가장 강력한 공권력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면서 "사익이나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최근 신임 간부 검사 강연에서 연이어 내놓은 메시지는 취임 당시와 달라진 게 없다. 헌법 1조 대신 프랑스 혁명을 끌어왔지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거다. 검찰의 주인 역시 법무부 장관도, 대통령도 아닌 국민이다.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이 역시 어느날 갑자기 튀어나온 말은 아니다. 검찰총장 취임 당일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는데 화자는 윤 총장이 아닌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식에서 윤 총장에게 당부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해 국민들의 희망을 받으셨다.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 우리 청와대든 또는 정부든 또는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주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 국민들이 체감도 하게 되고, 그 다음에 권력의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그런 길이라고 생각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취임 당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를 당부한 것이 아직도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유효하다"고 답했다.
4년 전 2016년 12월 11일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촛불혁명을 정치가 완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공권력을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했던 권력기관 개혁의 목표 및 비전이었다. 이를 검찰개혁에 적용한다면 "검찰의 주인은 국민"이란 윤 총장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