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주요 로펌들은 전담팀을 새로 꾸리거나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재계 입장에선 경영진의 형사처벌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절실하다. 법률 자문을 주업으로 하는 변호사업계로서는 뜻밖의 '특수'를 맞게 된 것이다. 로펌들은 기존 주요 고객인 대기업뿐 아니라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경영진도 같은 형사처벌 부담을 지게 된다는 면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로펌들은 기업들에게 산업별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중대재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을 재정비하면서 동시에 경영진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면책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안전조치를 다 했다는 입증이 되도록 미리 준비해야한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환경?산업안전 관련 전문 변호사와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EHS팀(Environment, Health & Safety)을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이 EHS팀을 주축으로 형사팀, 컴플라이언스팀, 인사?노무팀, 기업지배구조팀, 제조물책임팀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내 로펌 최대 규모의 중대재해법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EHS팀을 이끌고 있는 권순하 변호사는"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에 대하여 사업장 단위가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의 대응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른 대응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회사의 전체적인 상황과 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안전보건 관련 조직 및 업무, 안전보건 관리 체계 등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기존 산업안전 TF에서 확대 개편한 중대재해 예방?대응 TF에 인사노무그룹, 형사그룹, 규제그룹(환경), 건설그룹 전문가들을 배치해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업무집행대표를 맡았던 김성진 변호사가 진두 지휘하고 있다. 형사그룹 그룹장이자 대검찰청 근무시 '산업안전보건법벌칙' 해설집을 낸 이진한 변호사를 필두로 검사 출신 이상철, 이희종, 채재훈, 송진욱 변호사, 전 경찰청 외사국 총경 출신 장우성 변호사, 안무현 변호사 등이 형사적 측면을 담당한다. 지난해 영입된 전 검찰총장 김수남,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최현 고문변호사 등도 합류했다. 태평양 중대재해TF에는 고용노동부 산하 '전문가위원회' 위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준비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변호사도 있다.
TF를 총괄하고 있는 김성진 변호사는 "그간 태평양은 기존 산업안전TF를 통해 다수의 산업안전사고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처리한 풍부한 팀플레이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고 산업안전사고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 대응역량을 키워왔다"며 "확대 개편한 이번 TF를 통해 보다 넓은 범주에서 인사노무, 형사, 규제, 건설 등 여러 분야 그룹들 간 원활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사후적인 사고 수습 및 대응은 물론 사전적인 컴플라이언스 진단을 통한 사고예방까지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우리나라의 산업안전사고를 줄이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산업안전팀'을 '산업안전·중대재해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기업형사 부문을 담당하는 배재덕 변호사, 환경 및 산업안전 부문을 담당하는 설동근 변호사, 노동 및 산업안전 부문을 담당하는 송현석 변호사까지 파트너 3명이 공동 팀장을 맡았다.
고용노동부에서 30여년간 일하고 산업안전보건교육원장을 역임한 신인재 수석전문위원도 영입했다. 또 대한산업안전협회와 협약(MOU)를 체결해 중대재해 예방 등에 관한 컨설팅 역량도 보강했다. 광장 관계자는 "법 시행 전 이미 독성평가 등 제품안전 컨설팅 전문회사와 업무제휴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이미 관련 업무를 상당부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율촌도 법 관련 TF 를 지난해 11월 발족했다. 율촌 중대재해TF팀은 고용노동부 고문변호사인 조상욱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이시원, 정유철 , 정원, 이정우, 정대원 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TF에 소속돼 있으며,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 출신 정지원 고문도 함께 하고 있다. 기업금융팀장이자 컴플라이언스 전문가 김기영 변호사, 제조물 책임 전문가인 이재근 변호사 그리고 ESG 전문가인 윤용희 변호사 등도 포진해 있다. 의사 출신으로 전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이었던 박영만 변호사도 지난 4월 영입했다.
율촌은 지난해 12월17일 '중대재해 처벌 동향 및 대응' 웨비나를 개최하는 등, 3차례에 걸쳐 관련 세미나를 열고 고객을 직접 1:1로 만나는 개별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세종은 지난 해부터 산업안전보건팀을 보강해 중대재해?재난 대응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산업안전 관련 각 분야 전문 변호사들과 법원과 검찰, 고용노동부 등에서 근무했던 실무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구성원은 이영구, 기영석, 강정석, 박성기, 황성익, 허현, 김재환, 김동욱, 김종수 변호사 등이다. 배동희 노무사와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지도과장 출신 우지현 노무사도 함께 한다.
세종은 유튜브채널을 통해서도 관련 영상을 제작해 올리고 있다. 오는 17일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 임박- 중대시민재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진행한다. 대응팀의 기영석 변호사는 "지난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으로 올해부터는 근로자 500명 이상의 회사와 시공능력 1000위 이내 건설사 대표이사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중대재해법도 같이 제정되면서 기업들은 안전보건과 관련된 경영방침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화우의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TF는 지난 1월18일 로펌업계 최초로 중대재해처벌법의 각 조문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담은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집' 국영문본을 만들어 기업 실무 담당자들에게 배포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개최한 'CEO관련 리스크 법률동향' 웨비나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분석 및 주요쟁점, 경영책임자 등의 형사책임, 산업안전보건 관리 컴플라이언스 등을 다룬 '중대재해처벌법 분석 및 기업의 대응방안' 웨비나도 연이어 열었다. 화우는 기업별·산업별로 맞춤형 설명회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화우는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집은 실무 담당자들의 주요 해석 지침이 되고 있고 웨비나 개최 후 각 기업들 요청에 따라 기업별 설명회를 30여회 추가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화우도 종합안전진단기관인 대한산업안전협회와 MOU를 맺었다.
지평도 산업안전 예방 자문 및 중대재해사건 변론 경험이 많은 전문 변호사들로 산업안전·중대재해팀을 꾸렸다. 대법관 출신 김지형 대표변호사를 포함해 오자성, 권창영, 이정훈, 김동현, 위계관 변호사 등이 있다.
지평 관계자는 "새로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임에도 법문상 구체적이고 명확치 않게 돼 있어 기업에서는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자문이 필요하다"며 "빈발하는 사고유형에 적합한 재해예방 안전보건 시스템 구축 방안 등과 경영책임자의 범위 해석에 대해 자문 등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률전문가와 안전보건전문가의 체계적인 사전 컨설팅을 통해 기업 특성에 맞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여부 정밀 진단과 개선 그리고 상시 모니터링 등의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덧붙였다.
대륙아주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본부'를 만들어 대비하고 있다. 대응본부는 대검찰청 공안3과장 등을 지낸 김영규 변호사를 팀장으로 형사검찰·송무, 노무, 건설, 입법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입법분야를 맡고 있는 윤형석 변호사는 "다수 기업과 협회들을 상대로 중대재해법 주요 내용을 강연하고 조직개편 방안 등에 관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등도 초청해 중대재해법 관련 환경노동위원회 현안에 대해서도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했다. 대륙아주는 최근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판매했던 모기업의 전직 임원들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원료 물질과 사망·상해와의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밝혀내 무죄 선고를 이끌어냈던 사건을 관련 성공사례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