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가장 규모가 클 것이다."
양경수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지난 18일 민주노총 구속영장을 집행하러 온 경찰들을 돌려 세우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10월 총파업을 공언한 양 위원장은 여전히 서울 정동에 있는 경향신물 건물 내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구속영장 집행을 피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양 위원장을 구속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피의자의 자택이 아닌 건물에 수색영장 없이 진입하는 건 위법이라며 민주노총 측이 맞섰기 때문이다.
법원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건 지난 13일이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기한 안에 신속하게 집행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열흘째 후속 조치는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경찰의 영장 집행이 늦어지고 있는 사이 양 위원장은 총파업을 결의를 위한 대의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보란듯이 공개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앞서 양 위원장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도 불참했다. 그에 앞서 진행된 검찰 면담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벌어질 모든 형사사법절차에 불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곁들였다. 그러면서 대규모 총파업이라는 노동자의 권리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법집행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은 한없이 무기력하기만 하다.
여론은 유례없는 전염병 사태에서 막무가내로 불법 집회를 강행한 민주노총에 비우호적이다. 동시에 보수단체의 집회는 '차벽'으로 원천봉쇄에 나서는 유능한 모습을 보였던 경찰이 8000여명이 모인 노동자대회에는 왜 속수무책이었는지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사회 공공질서를 지키고 시민 안전을 수호하는게 경찰의 첫번째 임무다. 공공질서와 시민안전을 해치는 이가 있다면 법 집행의 엄격함에 정치적 성향이 고려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법이고, 원칙이다. 경찰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법과 원칙에 따른다'는 말이 공염불인지 아닌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