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복지시설 떠나기 두려워"사라진 60대...실종 38일만에 발견

정세진 기자, 박수현 기자
2022.04.18 16:59
/사진=뉴시스

경찰이 사회복지시설을 이탈한 60대 남성을 끈질긴 추적 끝에 실종 38일 만에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1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도봉구의 ㄱ사회복지시설에서 이탈해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6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2일 새벽 서울 강북구 번동의 한 모텔에서 발견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가 시설을 이탈한 것은 지난 1월19일 밤 11시쯤이었다. A씨는 이튿날 가족, 시설 관계자와 통화하며 '곧 시설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ㄱ시설은 평소 거주자의 외출과 외박이 자유로운 곳이었기 때문에 연락이 닿는 경우 이탈을 걱정하는 이들은 없었다.

A씨는 지난 5년간 ㄱ시설에서 거주하다가 병세가 완화돼 이사를 앞두고 있었다. 탈시설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서울시 지원주택에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는 이사 당일 오전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설 측은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1월24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도봉경찰서 실종자수색팀은 신고를 접수한 뒤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시도했다. 그러나 A씨가 휴대전화를 꺼둔 탓에 위치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신고가 접수된 지난 1월24일 서울 노원구에서 마지막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한 후 전원을 꺼둔 상태였다.

교통카드 추적도 쉽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교통카드 번호를 확보해 서울 지하철 4호선 노원역과 수유역에서 교통카드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하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는 카드를 찍고 개찰구에 들어간 후 지하철을 타지 않고 다시 개찰구를 나왔다. 그마저도 A씨는 우이신설선 화개역을 마지막으로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A씨가 실종 기간 동안 교통카드를 제외하고는 현금만 사용한 점도 추적을 어렵게 했다. 경찰은 A씨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화개역을 중심으로 104대의 CCTV를 확인하고 탐문 수사를 벌였다. 강북구청과 도봉구청 관제센터의 협조를 받아 A씨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CCTV를 모두 확인했지만 단서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한동안 진척되지 않던 실종수사는 A씨가 휴대전화를 켜면서 급진전됐다. A씨는 지난달 1일 오후 8시쯤 강북구 번동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잠시 켰다가 껐다. A씨의 위치를 파악한 경찰은 곧바로 강북구 번동으로 이동해 주위 모텔을 모두 뒤지면서 탐문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A씨는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다음날 오전 5시쯤 강북구청 관제센터를 찾아 번동 주변을 촬영한 CCTV를 뒤진 끝에 술에 취해 인근 모텔로 들어가는 A씨를 발견했다. A씨의 거주지를 특정한 경찰은 곧바로 모텔을 찾아가 A씨를 실종 38일 만에 ㄱ시설 관계자에게 인계했다.

A씨는 실종 기간 동안 주로 강북구에서 사글셋방 또는 달방이라 불리는 단칸방을 전전하며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5년간 살던 ㄱ시설을 떠나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설을 이탈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족과 재회한 후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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