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의 한문(漢文) 메시지를 올렸다.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불거진 현 상황에서 자신의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1시쯤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에 '득수반지미족기 현애살수장부아(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란 메시지를 올렸다.
직역하면 '낭떠러지에 매달렸을 때 나뭇가지를 붙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대장부'란 뜻이다. 중국 송(宋)나라 선사 야부도천(冶父道川)이 지은 한 게송(불교 노래) 중 일부 내용이다.
학계에서 이 문구는 초월주의로 해석된다. 나뭇가지에 매달린다고 낭떠러지에서 살아나올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그렇다면 손을 놓고 결과를 받아들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윤 청장은 지인들과 충북 제천을 방문해 산행 후 잠에 들었다가 상황보고를 받지 못했다. 윤 청장은 사고 발생 1시간17분 뒤인 밤 11시3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서 보고 문자를 받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밤 11시52분에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
윤 청장은 이튿날 오전 0시14분이 돼서야 담당관 전화를 받고 서울로 출발했다. 사고 발생한 지 2시간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윤 청장은 지난 1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참사에 책임지고 사퇴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안 해결과 사고 수습, 향후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며 "나중에 (감찰과 수사) 결과가 나왔을 때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시점이 됐든 상응한 처신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