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빌리고 이자 10 드려요"…온라인·사채시장 떠도는 급전 난민들

김도균 기자
2023.03.13 14:26

[MT리포트]돈 구할 곳 없는 서민들③

[편집자주] 생활이 팍팍해진 서민들이 금융회사를 찾지만 '문턱'이 높다. 소득이 적다는 이유로, 신용이 낮다는 이유로 돈을 빌리기 어렵다. 금리가 높아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수백%의 이자를 내고 불법사채를 찾는다.
휴대폰을 이용한 '내구제대출'광고/사진=트위터 갈무리

제도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이 불법 사채시장뿐 아니라 온라인 시장을 전전하며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이율 최대 2500%를 넘기는 경우도 있다. 모두 불법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채를 이용한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382만원, 평균 거래기간은 31일이다. 평균금리는 연 단위로 환산하면 414%다. 짧은 기간에 비교적 소액 즉,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법정 최고금리를 훨씬 넘는 불법 사채시장으로 빠진 것이다.

불법 사채시장뿐만이 아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등 온라인 불법 사금융도 횡행한다.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42 빌리고 이자 10 드려요 3일 뒤 월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보증금이 모자란다"며 게시글을 올렸다. A씨가 제시한 사흘 동안의 이자 10만원은 원금의 24%가량으로 연이율로 환산하면 2500%가 넘는다.

다른 작성자 B씨는 같은 플랫폼에 8만원을 빌려주면 1주일 뒤에 원금의 25%에 해당하는 이자 2만원을 더해 갚겠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플랫폼 관계자는 "현재 두 게시글 모두 차단한 상태로 거래가 이뤄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스스로 나를 구제한다'는 뜻의 '내구제대출' 광고도 성행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휴대폰을 이용한 이른바 '휴대폰깡'으로 대출 신청자가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넘기면 업자가 50만~100만원 수준의 금액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후 업자는 공기계를 처분해 차익을 남긴다.

이런 방식으로 개통된 휴대폰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휴대폰을 넘겨준 채무자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업자들에게 넘긴 휴대폰의 사용요금이 빌린 돈의 수십 배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도 불법 사금융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이돌 상품이나 게임 아이템을 살 돈을 빌려준 뒤 수고비 명목의 이자와 지각비(연체료) 등을 받는 이른바 '댈입'(대리입금)이 대표적이다. 불법 대리입금 광고는 2019년 1211건에서 지난해에는 1~8월 집계된 것만 3082건으로 늘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업자들은 SNS에 10만원 내외의 소액을 2∼7일간 단기로 빌려준다는 내용의 광고글을 통해 대출자를 모집한다. 요구하는 수고비는 20~50%수준(연 환산시 1000~3000%)이다. 또 늦게 갚으면 시간당 2000원가량의 수고비를 부과한다.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을 척결하겠다고 나섰다. 금감원은 폭행 또는 협박을 동반한 불법 사금융 범죄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정보 공유 등 사건 처리에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 사금융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법정 최고금리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법정 최고금리는 금리가 낮았을 때 설정됐는데 고금리로 돌아선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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