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약과의 전쟁? 신고보상금 예산은 되레 '반토막'

조준영 기자, 김지성 기자
2023.05.17 04:00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정도로 최근 들어 마약류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마약범죄를 신고할 경우 받는 보상금 예산은 절반 이상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전부터 신고자가 10명도 되지 않을 만큼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머니투데이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보상금 지급현황'에 따르면 2018~2020년까지 3억여원이었던 보상금 예산은 2021년 2억8300만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22년엔 1억2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올해 예산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상금 관련 마약류 신고 건수도 5년 전부터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818건, 802건의 마약류 범죄가 신고됐지만 △2020년 116건 △2021년 6건 △2022년 12건 등 최근엔 한 달에 많아야 1~2개 사건신고가 접수됐다. 단순히 수사기관에 '마약 투약·유통사범으로 의심된다'는 식의 신고가 아니라 익명 또는 실명으로 사건을 신고한 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보상금지급신청서를 접수한 경우에 해당한다.

마약류 보상금제도는 마약류 범죄가 발각되기 전에 그 범죄를 신고·고발 또는 검거한 사람 등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1992년 처음 시행됐다. 범인이 기소 또는 기소유예처분 받거나, 범인이 검거되지 않더라도 마약류가 압수된 경우 지급된다.

5년간 지급된 보상액은 총 7억9145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약 60%가 집행됐다. 2018년엔 예산액 전체가 보상액으로 지급됐고 △2019년 2억7018만원 △2020년 7558만원 △2021년 2530만원 △2022년 1억2000만원 지급됐다. 올해 신고 건에 대한 지급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아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보상금 지급대상자는 공무원이 민간인보다 절대적으로 많았다. 5년간 보상금을 지급받은 인원 총 3465명 중 95.3%인 3305명이 공무원이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일반국민의 범죄신고를 유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권익위 권고로 직무 관련 공무원은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이 역대 최대치인 1만8395명을 기록하는 등 마약범죄가 폭증하고 있어 신고보상금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국내 마약범죄 암수율(드러나지 않은 범죄율)은 29배로 국민 100명 중 1명이 마약사범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마약범죄는 수사하기 까다로운 범죄로 꼽힌다. 특히 마약범죄는 점조직 형태로 이뤄져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때문에 공급조직을 궤멸시키려면 마약을 받은 사람이나 조직 내부자 등의 신고가 수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보상금제도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홍보가 전혀 안 됐다 보니 시민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며 "시민들의 협력이 없으면 마약확산을 막을 수 없다. 홍보도 더 많이 하고 예산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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