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이동통신 3사에 부당광고 행위를 이유로 과징금 총 336억원을 부과했다. 통신사들이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속도를 부풀려 광고했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였다.
당초 공정위 초기 검토 과정에서는 과징금이 이보다 몇 배는 많을 것으로 우려했던 터였다. A통신사에 통보된 과징금이 당초 우려했던 규모보다 특히 적었다. 공정위 과징금 부과 절차에서 금액이 조정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지만 온국민이 연관된 대형 사안에서 과징금 대상 기업의 주장이 이만큼 고려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후문이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는 내로라하는 국내 로펌(법무법인)들이 통신사들을 대리해 참여했는데, A통신사를 대리해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법무법인 광장의 공정거래그룹이다.
조사 당시 쟁점은 엄격한 전제조건에서 계산된 이론상의 최대지원속도를 소비자가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는지 여부였다. 광장 공정거래그룹은 기존보다 빨라진 속도를 강조하기 위해 제시할 수밖에 없는 이론상의 속도를 두고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시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
정환 광장 공정거래그룹장(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은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수긍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를 찾아내서 집요하게 근거를 만들고 주장해 공감대를 끌어냈다"며 "이번 사례에서도 이런 과정을 거쳐 검사 구형과 같은 심사관 조치 의견을 변경시키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선정호 변호사(사법연수원 37기)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이동통신의 속성상 상황에 따른 속도를 모두 광고에 기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론상의 최대속도를 단서를 달아 광고했다는 점을 강조해 과징금의 부당성을 주장했고 심사에서 이런 주장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광장 공정거래그룹은 올 4월에는 공정위가 프랑스의 LNG(액화천연가스)선 화물창 제조업체를 상대로 낸 기술 라이선스 사용료 관련 행정소송에서 공정위의 이해관계인인 국내 조선3사를 대리해 라이선스 사용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또 2017년부터 올 4월까지 꼬박 6년에 걸쳐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놓고 공정위와 글로벌 특허 공룡 퀄컴이 맞붙었던 소송에서는 공정위의 이해관계인인 대만 미디어텍을 대리해 대법원에서 공정위가 승소 판결을 받는 데 기여했다.
광장 공정거래그룹의 이 같은 역량은 맨파워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광장 공정거래그룹은 변호사, 경제학자, 공정위 출신 등 공정거래 전문가 60여명으로 구성됐다. 정환·이인석(변호사·연수원 27기) 그룹장을 필두로 기업결합사건 분야 전문가인 선정호 변호사,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 출신 강을환 변호사(연수원 21기)와 정수진 변호사(연수원 32기) 등이 사건을 맡는다. 최근에는 공정위에서 21년 근무한 과장 출신의 심주은 변호사(연수원 31기)를 영입했다.
그룹 내에는 시장 계량 분석을 맡는 경제분석팀도 있다. 30여년간 공정거래 경제분석을 해온 홍동표 박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신산업 규제 등을 연구한 강준모 박사가 분석팀을 이끈다.
선정호 변호사는 "수사 대응이나 재판 외에 M&A(인수합병) 사안에서도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의 역할이 크다"며 "기업이 진출한 현지시장 당국에서 M&A를 승인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예측가능한 문제와 쟁점을 사전에 예상해 대응책을 준비하는 게 공정거래그룹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환 그룹장은 "최근에는 검찰과 공정위에서 시장경쟁지위 남용을 비롯한 담합 사건에 집중하면서 기업들의 관련 수요가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경제분석팀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되는지 여부 등을 경제 이론에 접목해 분석하고 그룹이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광장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