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과외하며 아이들 밥까지 챙겨준 유튜버…눈물 나는 사연

민수정 기자
2024.03.14 17:49
한씨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속 사진. 한씨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음식을 요리하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사진=한닭쌤과 삐약이교실 인스타그램 캡처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무료 과외 수업을 해주는 선생님이 화제다. 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특식 수준의 다양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학생들에겐 성실히 공부하고 편식하지 않는 습관만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서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이라는 채널과 개정을 운영하는 강사 한모씨는 지난해 5월 무료 과외 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한닭쌤은 한씨 성을 가진 선생님을, 삐약이는 아이들을 말한다.

한씨는 약 1년 6개월 정도 대구 서구에서 수학 무료 과외를 해왔다. 그러면서 학생 모집 안내문에 11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대부분 '시간 약속 잘 지키기' '힘들어도 즐겁게 함께 공부하기' '편식하지 않기' 등 기본적인 것만을 요구했다.

또 인근에 거주하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재수생·국가고시 수험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에게도 자습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는 정원 초과로 더 이상 인원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한씨는 또 공부방 학생들을 위해 삼겹살, 조개찜, 마라탕 등 다양한 음식을 직접 요리하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보면 요리하는 과정부터 학생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까지 담겨있다.

간혹 구독자로부터 식자재 등을 받고 있지만 과외비와 공부방 운영비·식자재 비용을 한씨가 자비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와 한 학생이 공부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채널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지난달 20일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며 요리하는 삶을 사는 이유를 고백했다. 한씨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아버지의 사업이 망했다. 당시 연년생인 오빠의 취업 시기가 겹쳐 과외를 그만두지 못하고 과외비로 오빠의 뒷바라지 및 사업으로 인해 진 빚을 갚으며 취준생이 돼보지도 못했다"며 "가난한 취준생들을 보면 밥 먹이고 싶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에도 개인적인 어려움을 마주한 한씨는 요리를 시작했다. 그는 "요리에 몰입하는 순간만큼은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며 "사람을 만나는 이유도 병원도 못 가고 친구나 가족들에게 털어놓지도 못하는 과거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씨는 틱톡에는 62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약 13만명에 달하며 인스타그램에도 팔로워 3.7만명이 있다.

누리꾼들은 "영상만으로도 힐링하고 간다" "취준생이다.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자라나는 것이 어찌나 마음이 따스해지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위해 대가 없이 아낌없이 내주고 나눠주고 아이들 과외도 해주고 아이들이 평생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과 추억을 안고 살아갈 듯하다. 정말 존경한다" 등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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