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탑승객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더딘 신원 파악 과정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유가족의 외신 인터뷰가 공개됐다.
30일 BBC 코리아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보낸 긴 하루'라는 제목의 유가족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인터뷰에 따르면 송종훈 씨는 이번 사고로 처가 쪽 삼촌과 숙모를 잃었다.
송씨는 BBC에 "지금도 안 믿긴다. 아침을 울음으로 시작해서 저도 오면서 가슴이 벌렁벌렁했다"며 "(삼촌과 숙모를) 마지막으로 뵌 지가세 달 정도 된 것 같다. 그때 마지막으로 막걸리 한 잔 같이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삼촌께서 3월이 퇴직이어서 두 분이 여행을 가셨다. 자식들 뒷바라지하시느라고 여행도 (그간) 제대로 못 가셨다. 해외여행도 제가 알기로는 처음 가신 걸로 안다. 그게 참 마음이 안 좋다"라고 전했다.
송씨는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의 명단을 빨리빨리 공개해 줘야 하는데 사고가 10시에 일어났는데도 오후 4시30분, 6시간 이상을 기다려서 종이에 수기로 (명단을) 써서 그걸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였다"면서 "유가족들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휴대전화로 (명단을) 찍어서 확대해 신원 파악을 하고 거기서 울고 있으니 울분이 터지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사고 발생 12시간 만인 거의 오후 9시 정도 돼서 유전자(DNA) 검사를 시작했다"며 "다른 유족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원 확인이 빨리 돼서 장례를 빨리 치르는 걸 최우선으로 원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콕발 제주항공 7C 2216편은 29일 오전 9시3분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과 부딪히며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객 179명은 전원 사망했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당국은 전날부터 지문 감식을 통해 사망자들의 신원을 파악했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한 희생자의 경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오후 7시50분 기준 신원 확인이 된 희생자는 164명이다. 아직 희생자 15명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5구를 제외한 나머지 시신은 훼손 정도가 심해 유가족에게 인도되기까지 최소 열흘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