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이 10~20대 사이에서 단순한 책 구매 공간을 넘어 새로운 인기 휴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무료로 책을 읽고 여유롭게 쉴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굿즈·문구류까지 판매해 손님들의 발길을 끌며,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에는 손님 약 40명이 책을 들춰보며 서점 곳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20대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들에게 서점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지친 하루 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다.
문병용씨(25)는 여자친구 김모씨(29)와 함께 손을 잡고 '서점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는 "둘 다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책이나 굿즈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PC방이나 영화관도 좋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서점이 실내 데이트 중 가성비 면에서 최고"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서윤씨(26)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서점을 찾는다. 자격증 공부로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서점에 오면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고를 때면 오히려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또 "독서를 통해 내가 몰랐던 세계를 무료로 알아갈 수 있어서 좋다. 주변에 문구류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엔 오후가 되자 하교 후 서점을 찾은 10대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책뿐만 아니라 진열된 문구류나 인형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강모군(12)은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신기한 물건들이 많아서 계속 서점에 오게 된다"라고 말했다. 교보문고에 입점한 문구점 '핫트랙스'엔 필기구류, CD, 캐릭터 굿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 주모양과 서모양은 책을 구경하러 왔다가 각각 퍼즐을 구매했다. 이들은 "요즘은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읽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이유로 서점에 학생들이 적게 보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요즘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말하는 건 오해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19세 이하 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36권으로, 성인 3.9권의 약 10배에 달했다. 종합독서율(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 기준) 부문 역시 성인은 43%에 그쳤지만, 학생은 95.8%로 크게 앞섰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전자책이 보편화됐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젊은 세대들이 최근 디지털 디톡스(전자기기 사용 잠시 멈춤)의 하나로 오프라인 서점을 많이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 디퓨저, 북 커버 등 다양한 독서 관련 소품도 판매하며 서점 방문 빈도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는 국제도서전이나 북클럽 행사 등도 진행해 서점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