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직 대통령 체포와 특검의 숙제

한정수 기자
2025.08.12 05:21

"보통은 그냥 두죠. 강제로 어떻게 하는 일은 거의 없죠. 그런데 참, 특검이나 대통령이나 할 말이 없습니다."

순수한 궁금증에서 평소 알고 지내는 부장검사에게 물었다. 구속 상태인 피의자가 소환 조사를 거부하면 억지로 끌고 오는 것이 흔한 일인지를 말이다. 소환을 거부하는 구속 피의자들은 왕왕 있지만 물리력을 사용하는 일은 거의 보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검사는 조사에 응하지 않는 피의자에 대해 보통 구형을 세게 하는 것으로 복수(?)한다고 한다. 조사에 원활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점을 판결시 불리한 양형 요소로 삼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식이다. 솔직히 그 외에는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란다.

최근 김건희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두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해서다. 두 번째 체포 시도 때는 젊은 사람 10여명이 윤 전 대통령이 앉은 의자를 들어올리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물리력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특검팀은 구속된 피의자가 소환을 거부하면 당연히 물리력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인지는 의문이다. 소란을 피우지 않고 피의자가 원하는 대로 구치소 방문 조사를 해도 되지 않을까.

윤 전 대통령 편을 들자는 것은 아니다.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법을 다루는 검찰의 수장이었던 전직 대통령이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하다니. 억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많더라도 체포영장 집행에는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더 큰 문제는 양측이 벌이는 볼썽사나운 여론전이다. 특검팀은 '속옷 차림'을 운운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체포 안 당하려 옷을 벗은 것이 아니라 했다. 물리력 행사는 형사고발과 헌법소원으로 대응하겠다고도 한다. 무의미한 자존심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건희 특검팀이 다루는 의혹은 총 16개나 된다. 달포가 지났는데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진행된 수사가 없다. 이제부터는 다른 데 힘을 쏟지 말고 수사에만 집중해야 한다. 굳이 기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시간은 짧고 수사해야 할 의혹들이 산더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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