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A씨가 절차상 잘못을 주장하며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 형사소송법 상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등의 원칙은 행정소송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해임 처분을 받은 교수 A씨가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단을 내린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A씨의 성희롱과 성폭력의 의혹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한 후 이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총장에게 A씨에 대해 중징계를 요청했다. 이에 총장은 A씨에게 해임을 통지했다. A씨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인권센터의 조사결과 A씨는 교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질책과 욕설, 모욕적인 발언을 했으며 학생들에 과도한 사생활 간섭을 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하는 등의 행위로 인권을 침해했다. 또 특정 학생에게는 성희롱과 성폭력을 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같은 학과의 다른 교수하게 깍듯이 인사하지 말라, 남자친구를 사귀려면 허락을 받아야 한다 등의 부당한 발언을 한 점이 인정됐다. 강의 및 연구 지원 조교에게 연구실 청소를 시키기도 했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이 나왔으나 2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인권센터 조사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사용된 것이 위법한지였다. 다른 사람이 A씨 대학교 포털 계정 비밀번호를 알아내 A씨의 이메일 중 일부를 캡처해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방법으로 확보된 이메일 내용이 인권센터 조사에 사용됐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행정소송에 그대로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형사소송에서 말하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해서 행정소송에서 당연히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증거가 조사 결과에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인권센터 조사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거나 해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