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방·절벽 인증샷…조회수 목숨 건 유튜버 아들, 부추기는 연인

류원혜 기자
2025.09.15 07:50
퇴사하고 유튜버로 활동하는 아들이 조회수 때문에 위험한 장소만 골라 여행을 다녀 걱정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퇴사하고 유튜버로 활동하는 아들이 조회수 때문에 위험한 장소만 골라 여행을 다녀 걱정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 60대 남성 A씨는 30대 아들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아들은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더니 전공을 살려 전자기기를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회수는 많아야 30회 정도였다. 결국 아들은 일상 브이로그와 연애 상담, 패션 조언 영상까지 올렸다. 관심을 끌기 위해 벌레를 먹는 방송까지 했다.

A씨는 "초반에 지인들에게 '우리 아들이 유튜브 하니까 구독 좀 해달라'고 홍보했다"며 "벌레 먹방을 본 지인들이 '자네 아들 맞아?'라고 연락해서 창피해 모른 척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아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 관련 영상을 게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여행 영상도 관심을 받지 못하던 중 우연히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는 위험 지역을 여행하고 올린 영상이 조회수가 폭발했다.

그때부터 아들은 일부러 위험한 나라만 골라 다니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일본에 대지진이 날 거라는 소문이 퍼지자 아들은 곧바로 일본으로 달려가 한 달 내내 지진만 기다렸다.

문제는 아들이 여행 중 만난 여성과 교제한 이후 함께 여행을 다니며 더욱 과감한 영상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이 가파른 절벽에서 사진을 찍자 여자친구는 "오빠 조금만 더 뒤로 가. 조금만 더 뒤로"라며 위험한 상황을 유도했다고 한다.

A씨는 "아들 여자친구는 한술 더 떴다. 위험한 걸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찔한 인생샷을 남겨야 한다'고 부추기더라"며 "영상에서 아들과 여자친구 모습을 보고 심장이 쿵 가라앉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한 달 전 아들은 해외에서 결국 사고를 당했다. 아들은 바다에서 다이빙하는 영상을 7번 정도 반복하다 마비 증세를 보이더니 실신했고, 여자친구로부터 소식을 들은 A씨 부부는 곧바로 아들에게 갔다. 다행히 아들은 큰 고비를 넘기고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아들이 사고를 당한 나라는 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송비와 응급 수술, 치료비 등으로 5000만원 정도가 나왔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돼 있었으나 익스트림 스포츠는 보장에서 제외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모아둔 돈을 이미 여행에 탕진한 아들 대신 A씨 부부가 병원비를 부담해야 했다. 그런데도 아들은 반성은커녕 병원에 누워 라이브 방송을 하며 홍보하거나 자신의 사고 영상을 올리기 위해 편집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여행 자제 국가나 위험 국가에서 사고가 나면 보상이 제한될 수 있다"며 "가급적 그런 나라는 가지 않고, 가서도 위험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계속 이런 식이면 목숨도 위험할 것"이라며 "도파민 중독인 것 같다. 사람들이 칭찬하면 자존감이 채워지는 착각을 느끼는 거다. 자존감을 채울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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