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주인이 비거주 1주택자인데, 내가 전세 살고 있는 자기 집에 들어와서 살겠다고 하면 나는 다음 계약 갱신 때 길거리에 나앉아야 한다."
서울에 거주 중인 A씨는 정부가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금지와 함께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을 불허하는 규제를 검토하는 데 대해 "무주택 실수요자 대출도 조인 상태에서 집 있는 사람들까지 압박하면 결국 나 같은 무주택자들만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려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뭔가 다르다. '이재명은 합니다'로 대변되는 그의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은 '코스피 5000'을 달성한 후 빠르게 '부동산 정상화'로 옮겨갔고, 현재진행형이다.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한 정부는 규제의 단골 타깃이었던 다주택자를 넘어 1주택자까지 겨냥하면서 남다른 화력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세제, 금융, 규제 정상화를 통한 부동산투기 제로 구현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또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껏 이 정도로 강력한 조치는 없었단 점에서 '부동산 불패' 신화가 정말 끝날지 일각에서 기대감도 읽힌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의 여파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1주택 이상의 전세대출 보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9395억원이다. 1월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주택 이상 전세대출 잔액은 11조6090억원(7만5850건)에 이른다. 예외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규제에 따라 상당 규모의 유동성이 거둬들여질 수 있어 집값 안정엔 도움이 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비거주 1주택에서 투기와 실수요를 구분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기를 가려낸다고 해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전세대출 만기연장이 막혀 1주택자가 거주를 택할 경우 세입자가 하루아침에 거주 안정성을 위협받게 된다. 1주택자가 비거주를 유지할 경우 기존 전세를 월세(반전세)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 평균이 1.5억원인데 이것이 반전세화 되면 세입자의 월 부담이 70만원 이상 오르는 셈이라 서민의 주거안정성이 저해될 것"이라고 했다. 선의의 피해자 방지도 놓치지 않는 이 대통령의 투기 제로 정책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