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낮추느니 비워둔다…2억 날린 집주인? '전청조' 살던 그 집 근황

전형주 기자
2025.09.30 05:00
매달 300만원 넘는 관리비를 내면서 고급 오피스텔을 1년간 공실로 놔둔 집주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곳의 평균 월세 시세는 1700만원선인데, 무려 2억원 이상의 생돈을 날린 셈이다. /사진제공=롯데물산

"지위재 기능을 잃어버렸다."

매달 300만원 넘는 관리비를 내면서 국내 최고급 오피스텔을 1년간 공실로 놔둔 집주인 사연이 전해졌다. 이곳의 평균 월세는 1700만원선인데, 무려 2억원 이상 생돈을 날린 셈이다.

회계사 출신 유튜버 터보832는 지난 28일 유튜브를 통해 '월세 안 낮추고 공실을 택한…가격 폭락하는 레지던스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집주인 A씨는 3년 전 미분양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이하 시그니엘) 전용 181㎡(90A타입)를 매입했다. 분양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56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A씨는 1년 전 시그니엘을 월세로 내놨지만 세입자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월세를 낮춰 받거나 직접 거주할 생각도 없던 그는 결국 집을 공실로 놔두게 됐다.

문제는 관리비였다. 분양 후 첫 2년은 시행사에서 매달 200만원씩 관리비 지원을 해줬는데 지원 기간이 끝나면서 어려움에 놓였다. 시그니엘은 공실 관리비만 월에 300만원이 훌쩍 넘었다.

A씨는 "집을 비워놨는데 이게 공기 순환 시스템을 돌려야 해 그게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공용 관리비가 엄청 많이 나온다. 아무것도 안 해도 1년에 3000만~4000만원이 나오고 뭔가 쓰면 5000만~6000만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A씨는 직접 시그니엘에 입주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최상부층에 120미터 높이의 랜턴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유튜버는 시그니엘 월세 수요가 적은 원인으로 '지위재(positioning goods·얻음으로써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해 주는 것들) 기능 부재'를 꼽았다.

유튜버는 "최근 3년간 시그니엘 가격은 오히려 20% 정도 떨어졌다. 다른 아파트들은 엄청 많이 오르지 않았냐"며 "난 전청조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초고가 상품은 지위재 역할을 하는데 전청조 사건으로 안 좋은 이미지가 바이럴되면서 수요가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그니엘 가격은 올해 들어 최대 20억원 가깝게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전용 190㎡(146평)는 지난 4월 60억5000만원(50층)에 거래됐다. 2022년 11월 같은 전용면적이 80억원(47층)에 팔린 것과 비교해 20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다른 타입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용 205㎡(158평)는 3월 69억8500만원에 거래돼 2022년 5월(78억원) 대비 10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유튜버는 "우리가 초고가 상품을 왜 쓰냐. 롤스로이스와 페라리 모두 지위재다. 그 지위재를 소비하는데 여긴 사기꾼들이, BJ, 스트리머들이 너무 많이 산다. 실제로 이런 이미지 때문에 여기 오려다가 포기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그니엘은 단기 렌트로 들어오는 분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가족과 살지 않고, 혼자 부자인 척하면서 진짜 부자들과 친해져 사기를 치고 다닌다. 이런 일이 실제로 여러 번 있었다. 이런 사건이 분명히 시세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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