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천호동 흉기난동범에 쫓기던 여성…출근하던 시민이 제압[영상]

김미루 기자, 최문혁 기자, 이정우 기자
2025.11.04 16:34
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무실에서 20m쯤 떨어진 빌라 주차장 CCTV. 카키색 옷을 입은 60대 남성 피의자가 정장 차림 50대 남성 시민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뒤이어 이웃 주민 정모씨(54)가 달려와 제압을 도왔다. /영상제공=독자.

서울 강동구 천호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는 범행 직후 동네 주민들에게 붙잡혔다. 주민들은 몸을 던져 범인을 제압하고 목에 자상을 입은 피해자의 지혈을 도왔다. 이번 사건으로 3명이 중상을 입었지만, 주민들의 용감한 대응으로 추가 피해를 막았다.

4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쯤 5층 높이 건물의 2층에 있는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해당 조합의 전 조합장인 60대 남성 A씨로 파악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웃 주민들의 목격담과 CCTV(폐쇄회로TV) 영상에 따르면, 카키색 옷을 입은 A씨는 조합 사무실에서 약 20m 떨어진 빌라 인근까지 흉기 두 자루를 들고 여성 피해자를 뒤쫓았다. 피해 여성은 이미 목에 자상을 입은 상태였다.

몸 던져 범인 막고, 맨손으로 지혈… 이웃들이 막은 참극
4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직후 현장에서 목에 자상을 입은 피해자의 지혈을 도운 이웃 주민 정모씨(54·왼쪽)와 몸을 던져 범인을 제압한 정장 차림의 50대 남성. /사진제공=독자.

사건 현장 인근 주민들은 긴박한 상황 속 구조에 나섰다. A씨가 달아나는 피해 여성을 뒤쫓는 모습을 본 50대 남성이 먼저 A씨를 제압했다. 정장을 입은 50대 남성은 출근 중이었다.

같은 시간 이웃 주민 정모씨(54)는 창가 화분에 물을 주다가 창밖 상황을 보고 실내화를 신은 채로 현장에 달려가 제압을 도왔다. 피해 여성은 피 나는 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정씨는 피해 여성의 목을 손으로 눌러 지혈을 도왔다. 실내화에 피가 묻을 정도로 출혈이 심각했다고 한다.

정씨는 "범인은 제압된 상태에서도 분노에 차서 칼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며 "왜소한 체격의 남성이 과도 크기의 흉기를 들고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 정모씨(54)는 창가 화분에 물을 주다가 창 밖 상황을 보고 실내화를 신은 채로 현장에 달려가 제압을 도왔다. 피해 여성 목 부위를 함께 지혈하다가 실내화에 피가 묻은 모습. /사진=최문혁 기자.

맨손으로 A씨를 제압한 50대 남성은 퇴근 후 한 인터뷰에서 "차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어떤 아주머니가 '살려달라' 소리치는 것을 듣고 직관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임을 인지했다"며 "다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다친 사람을 보니 제압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인근 거주자 30대 남성 송모씨도 현장을 목격하고 제압을 도왔다. 송씨는 "빌라 주차장 쪽에서 살려달라고 비명이 들려서 집에 있다가 문을 열어서 확인해봤더니 한 여성이 목 쪽을 손으로 잡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며 "내려가 보니 살려달라고 했던 여성은 사라졌고 그 현장에 정장을 입은 남성에 의해 피의자가 제압당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송씨가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사무실 2층에서는 벽과 바닥에 피가 흥건한 채 피해자 3명이 발견됐다. 피해자는 50대 여성, 60대 여성, 70대 남성이다. 이들은 목과 등에 자상을 입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해당 재개발조합 내부에선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합 내부 분쟁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피의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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