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구속되면서 내란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큰 줄기에 해당하는 수사를 사실상 마친 특검팀은 남은 고발 사건들을 순차 처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조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 내부는 이 같은 결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조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지 않게 봤다. 다른 주요 피의자들에 비해 혐의의 중대성이 다소 떨어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특검팀이 조 전 원장의 증거 인멸 시도 정황을 포착한 점 등이 구속영장 발부 판단을 끌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특검팀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원장 구속영장 청구 적용 혐의와 관련해선 2021년 1월1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이 시행됐고, 그때 신설된 조항이 국가안정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국정원장은 대통령 및 국회 정보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이라며 "이 규정, 즉 보고 의무 위반을 직무유기로 의율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국정원장은 대통령의 직속 기관이지만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있다"며 "국정원법을 보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러한 국정원장의 의무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구속영장 발부 성과를 강조했다.
특검팀은 그간 내란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주요 혐의자를 재판에 넘겼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전날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 완료했다. 조 전 원장을 끝으로 윤석열 정부 내 주요 직위자에 대한 내란 수사는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단 평가다. 외환 수사 결과 역시 지난 10일 발표됐다.
조 전 원장의 구속영장 결과는 수사 막바지 특검팀의 동력 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 구속으로 얻은 동력을 바탕으로 향후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내란 선동 혐의 등 여러 고발 사건들에 대한 수사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조은석 특검은 남은 한 달 여의 수사 기한 동안 최대한 많은 고발 사건을 처리하고 가겠다는 의지가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