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끝" 한 달 월급 안 주더니 결국 잘랐다...법원 "부당해고"

정진솔 기자
2025.11.24 07:00
서울행정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정규직 개발자를 프로젝트 종료를 이유로 무급 대기시키고 일방적으로 퇴사를 통보한 회사의 조치에 대해 법원이 '부당해고'라고 못 박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원고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지난 9월25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3년 11월13일 한 IT업체에 입사해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했다. 대표이사 B씨는 2024년 2월6일 A씨에게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고 다른 사업권으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안내했다. 당시 B씨는 다른 프로젝트 배치를 제안하며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같은달 14일 B씨는 "3월20일~4월8일 사이 다른 프로젝트 투입 일정이 결정되고 그때까지는 정직 처리를 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한 달여 뒤인 18일까지 무급으로 대기했다. 이후에 B씨는 A씨에게 "정직된 상태에서 그냥 그대로 퇴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했다.

A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5월20일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재심신청을 했지만 중앙노동위도 지난해 9월12일 "A씨와 업체의 근로관계는 프로젝트 철수로 인한 퇴사로 종료된 것이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결국 A씨는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퇴사 합의는 없었다"며 "다른 프로젝트 업무 배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회사 측은 "A씨가 성과 미흡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 끝에 2월6일 자진 퇴사 의사를 밝혔고, 인도적 차원에서 A씨를 투입할 다른 프로젝트를 찾아보되 투입이 어렵다면 자진 퇴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또 "IT업계 관행상 프로젝트 종료 시 근로관계도 종료되는 묵시적 조건이 계약에 포함된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회사에서 해고할 때, A씨에게 해고 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며 부당해고라고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먼저 A씨가 자진 퇴사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녹취록 등에 따르면 오히려 회사 측에서 먼저 기존 프로젝트 철수 후 다른 프로젝트 투입을 제안했고, 근로관계 지속을 전제로 논의한 사실 등을 근거로 삼았다.

또 회사 대표가 "A씨는 굉장히 잘했다"고 말한 점 등으로 볼 때 성과 미흡 등 퇴사 사유도 없다고 판단했다.

IT업계 관행상 프로젝트 종료 시 근로관계도 종료된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양측은 기간의 정함 없는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며 묵시적 조건이 계약 내용에 포함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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