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복합터널 'SMART(스마트)'를 찾았다. SMART는 방수로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두 가지 기능을 하는 터널을 뜻하는 영어 약자다. SMART 터널 통제센터에서 현지 관리자의 설명을 들은 오 시장은 2020년 국내 최초 준공한 신월 대심도 빗물저류터널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아울러 현재 서울에 조성 중인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3곳과 이수~과천 복합터널의 향후 운영·유지관리 방안도 살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비가 오면 수시로 넘쳤던 클랑강 범람을 막고 평상시에는 쿠알라룸푸르 시내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2007년 복합터널 SMART를 건설했다. 일정 강우량 이상 비가 내리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하천 유량을 조절하는 통로로 사용한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쿠알라룸푸르는 1926, 2001, 2003, 2006년 등 4차례의 대홍수를 겪어 큰 피해를 봤다. SMART 터널과 같은 범람 예방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기후 변화로 강수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홍수로 인해 시내교통이 불편해졌고 범람과 교통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약 6120억원을 투입해 SMRAT 터널 건설을 진행했다. 사업비 중 69%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 31%는 민간이 투자해 조성했다. 지하 20~40m 깊이에 직경 13.2m, 연장 9.7㎞로 조성된 터널 중 차량 통행 구간은 3㎞ 정도다. 비가 오지 않을 때에는 쿠알라룸푸르 푸두~찬소우린 지역을 잇는 4차선 차량 도로로 이용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7년 SMART 터널 건설 후 2022년까지 15년간 교통혼잡과 홍수 저감 효과로 연 8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한다. 현지 정부는 최근 제2의 대심도 빗물터널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현지 시설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오 시장은 "여기도 몇 번의 큰 물난리 겪고 나서야 비로소 도로 겸용 대심도 터널을 구상하고 만들었다"며 "저희도 진작에 2007년도에 준비했던 대심도를 완성됐다면 비 피해를 미연의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전문가들이 격렬하게 반대해서 늦어졌고 전임 시장도 생각을 달리했는데 그 점이 다시 생각해도 안타깝다"며 "지금 진행하고 있는 시설 공사를 조속히 진행해 비 피해가 없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3곳의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만들고 있다. 지하 40~50m 아래 수로를 조성해 집중호우 시 도심지 침수를 막기 위해 빗물을 일시 보관했다가 방류하는 일종의 '물탱크' 기능을 한다. 다만 SMART 터널처럼 차량용 도로로 함께 사용하진 못한다. 오 시장은 "빗물 저장과 도로 기능 2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터널을 만들 기는 실무적으로 어렵다"며 "이곳에는 두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터널 입구를 조성할 공간이 있지만 저희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무적 이유로 2개의 터널을 따로 만들어 별도 기능을 수행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설계대로 이수~과천 복합터널을 진행해도 사당역 주위의 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