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가 설립한 상조회사를 매각했더라도, 과거 제휴를 맺었던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이하 신협) 조합원들의 상조 서비스 이행에 대해서는 재향군인회가 계속해서 보증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신협이 재향군인회를 상대로 제기한 보증채무 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향군인회는 2005년 재향군인회 상조회(이하 상조회사)를 설립했고, 2007년 신협과 제휴 협정을 체결했다. 신협은 조합원들에게 상조 상품을 판매하고, 모집 대가로 일정 수수료(15~16%)를 받았다. 이를 통해 모집된 신협 조합원만 약 35만명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신협은 상조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이미 납부한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해, 2008년 7월 상조회사에 신협 조합원들이 납입한 월부금과 이자, 상조 서비스 중단에 따른 금전상 손해를 피담보채권으로 해 금융기관 예금채권에 질권을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향군인회는 질권설정 대신 같은 해 9월 '상조회사가 재향군인회와 체결한 상조 제휴 협정서의 협약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재향군인회 책임지고 이행해 드릴 것을 보증한다'는 내용의 지급보증서를 신협에 교부했다. 이 보증서는 이후 제휴 협정이 갱신 될때 마다 반복적으로 작성됐다. 최종 보증기간은 2020년 12월31일까지로 설정됐다.
문제는 재향군인회가 상조회사 주식 매각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2019년 11월 신협은 재향군인회에게 상조회사 주식을 매각하더라도 상품에 가입한 조합원들에게 지급 보증서에 따라 상조서비스 이행 의무에 대한 보증의무를 부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향군인회는 '지급보증서 교부만으로 재향군인회가 신협에 대해 보증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재향군인회는 2020년 1월 재향군인회상조회인수컨소시엄에 상조회사 주식 전부를 매각했고, 이 지분은 다시 보람상조개발로 넘어갔다. 이에 신협은 같은 해 4월 재향군인회를 상대로 "주인이 바뀌어도 애초 약속한 보증 책임은 유효하다"며 보증채무 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재향군인회가 보증하는 채무에 신협 조합원들에 대한 상조 서비스 이행 의무가 포함되는가 였다. 1심은 재향군인회의 보증 책임을 인정해 신협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제휴 협정에 따른 상조 서비스의 이행의무는 상조회사가 가입자(조합원)에게 지는 것이지, 신협이 지는 주채무가 아니다"라고 좁게 해석해 신협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이 지급보증서의 의미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신협의 청구를 배척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신협이 조합원 피해를 막기 위해 담보(질권)를 요청하자 재향군인회가 스스로 지급보증서를 써줬다"며 "보증 대상이 '상조회사의 상조 서비스 이행'으로 명시된 점을 볼 때, 양측 사이에 '상조회사가 서비스를 이행하지 못하면 재향군인회가 이를 보증한다'는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재향군인회는 상조회사 매각과 관계없이 과거 신협 측에 약속했던 상조 서비스 이행 보증 책임을 다시 다투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