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해' 혐의 20대 여성 "재우려고 했다"

'모텔 연쇄살해' 혐의 20대 여성 "재우려고 했다"

최문혁, 김서현 기자
2026.02.13 04:03

처방받은 정신질환약물
숙취해소제에 섞어 건네
교제男 3명중 2명 사망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약물을 섞은 음료로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약물을 섞은 음료로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2주 동안 남성 2명에게 약물을 탄 음료를 먹여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살해의도가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통화내역 등을 분석하는 한편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A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탄 피로회복제나 숙취해소제를 건넨 20대 여성 A씨를 상해치사와 마약류관리법 위반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피해남성 3명 중 2명은 사망했다.

피해남성은 모두 A씨와 교제하거나 한두 차례 만남을 가진 사이로 파악됐다. 첫 사건은 지난해 12월14일 밤 11시쯤 경기 남양주의 한 카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일어났다. A씨는 당시 약 한 달간 교제한 20대 남성 B씨에게 약물을 탄 피로회복제를 건넸다. 음료를 마신 B씨는 20분 뒤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후 B씨는 A씨에 대한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두 번째 사건은 지난달 28일 밤 발생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 20대 남성 C씨와 함께 입실한 A씨는 약물을 숙취해소제에 섞어 C씨에게 건넸다. 잠든 C씨는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지난 9일 저녁 수유동의 한 모텔에 20대 남성 D씨와 함께 들어간 뒤 숙취해소제를 마시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3차례 사건에 모두 같은 약물을 사용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사건에서는 많은 양을 넣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A씨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의견충돌 등을 이유로 위험해질 것같다는 생각이 들자 정신병 치료제를 음료에 섞어 재우려고 했다는 취지다. 정신병력이 있는 A씨는 자신이 직접 처방받은 약을 사용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다량의 약물을 발견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해당 약물의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약물과 함께 A씨의 휴대전화도 압수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피해자 2명 모두 벤조디아제핀계 약품이 위험한 수준의 양으로 검출됐다는 국과수의 구두의견을 받았다"며 "포렌식(데이터복원) 결과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해 살인죄 혐의 적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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