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인권침해"…서해피격 유족, 트럼프에 서한

조준영 기자
2026.01.02 10:33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해양수산부 공무원 故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 /사진=뉴스1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와 김기윤 변호사는 2일 언론에 공유한 서한에서 "현 이재명 정부에서는 진실규명과 책임추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마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께 이 편지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이 사건과 관련된 당시 고위공직자였던 주요 피고인들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럼에도 현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대표는 피해자 중심이 아닌 피고인 중심의 발언을 이어가며 유족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해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해당 사건의 기소를 조작기소로 규정하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라며 "이 대통령 또한 이상한 기소라고 언급하며 기소를 진행한 검사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러한 발언들은 피해자의 죽음과 국가의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규명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였던 피고인들을 보호하고 이들을 처벌하지 못하도록 검찰에 항소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항소포기 압박은 유족에게 또 다른 국가적 폭력에 해당하며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침해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처럼 현 이재명 정부 하에서 서해피살 공무원 유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인권침해 시도와 진실왜곡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고 이대준 씨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근무하던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으로 2020년 9월21일 실종됐다가 하루 뒤인 22일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졌다. 이와 관련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전원이 지난해 12월2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항소기한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도 1심 판결문을 분석하며 항소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팀으로부터 항소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추가 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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