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 도입이 국회 본회의 통과만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 변호사 업계에서 기대와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변호사 비밀유지권을 보장하는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12월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한 후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큰 변수가 없다면 이 법안이 올해 중 순조롭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번 변호사법 개정안에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비밀리에 이뤄진 의사 교환 내용, 서류나 자료 등에 대한 공개·제출 또는 열람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의뢰인의 승낙이 있는 경우나 의뢰인이 변호사와의 의사교환 내용 또는 변호사가 작성한 서류나 자료를 위법행위에 사용하거나 사용하려고 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은 제외된다.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에 대해 업계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룬다. 헌법상 권리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실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 단체들도 관련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김형철 대한변호사협회 제2공보이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변호사 비밀유지권 관련 입법이 돼 있지 않은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변호사를 상대로 한 잘못된 수사관행이 근절돼 의뢰인이 안심하고 변호사와 소통하며 실질적 조력을 받는 공정한 환경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원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사법제도는 전통적으로 판사·검사 등 공직자에게 권한과 책임이 일방적으로 집중된 체계"라며 "변호사 비밀유지권으로 변호사의 권한과 책임이 함께 강화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국민 중심 사법제도를 작동시키는 필수적인 전제가 된다"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변호사 비밀유지권으로 인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의사소통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 증거는 존재한다"고 했다.
다만 법안 통과 전 '사내 변호사'가 갖는 성격에 따라 법안 보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사내 변호사 부분의 조문이 명확하지 않다"며 "사내 변호사는 '공공성과 독립성을 갖는 변호사'와 '회사 임직원'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고 했다. 이어 "사내 변호사의 역할이 '변호사로서의 법률 자문'일 경우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회사 임직원으로서의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일 경우 보호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