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소유 별장과 차량 등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친인척 업체를 거래구조에 넣는 식으로 남양유업에 18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홍 전 회장이 회사 콘도와 차량 등을 유용하고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29일 오후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홍 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3억76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다만 법원은 홍 전 회장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보석을 유지하고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납품업체들로부터 43억원 상당을 리베이트로 받아챙기고 회사 콘도와 차량을 업무 외의 목적으로 이용해 회사에 3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친인척 업체를 거래과정에 불필요한 업체로 끼워넣어 중간이득을 취하게 하고, 남양유업이 더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받도록 만들었다는 혐의 △납품업체 대표를 회사 감사로 임명하고 급여를 되돌려받아 회사 자산을 횡령한 혐의 △불가리스 등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로 홍보한 혐의와 이에 대한 수사 중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납품업체들로부터 광고 수수료를 받아 횡령했다는 부분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끼워넣기 관련 혐의는 해당 업체가 이전부터 남양과 거래를 했던 점 등을 볼 때 의도적인 끼워넣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감사 선임은 절차상 문제가 없고, 불가리스의 코로나 억제 효과는 홍 전 회장이 이를 알리기 전 해당 사실이 진실이 아님을 충분히 알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과 가족들은 남양유업의 피해회복을 위해 상당한 부분을 공탁했다"며 "피해자는 과거의 남양유업 주주들인데, 남양이 여러 이슈로 부침을 겪었으나 유가공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하는 등 여러 정상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남양유업의 회장으로 사실상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던 홍 전 회장의 범행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주요 업무자들이 거래업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환경도 조성됐다"며 "이는 남양유업이 제3자에게 인수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니 실형을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약 20여년간 법인 소유 별장과 차량 등을 사적 유용하거나 거래 중간에 친인척 업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회사에 도합 186억대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홍 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홍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추징금 43억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