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아도 도로에 흰 알갱이 수북..."여긴 뿌리지 마" 말까지 나오는 이유

최문혁 기자
2026.02.04 16:59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작업자들이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겨울철 폭설에 따른 눈길 사고를 막기 위해 제설제 사용량이 급증한 가운데 도로·차량 부식 등 부작용 우려가 번지고 있다.

4일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제설제 사용량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5개월간 7만3258톤(t)을 기록했다. 5년 전(2019년 11월~2020년 3월) 사용량(1만462톤)과 비교하면 7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이 사용하는 제설제는 대부분 염화칼슘이다. 강력한 제설 효과 때문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제설제 종류로 △염화칼슘 △소금 △친환경 제설제 등이 있지만 대부분 제설력이 좋은 염화칼슘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로 시설이나 차량 부식, 가로수 생장 억제 등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박병일 자동차정비 명장은 "겨울철 차량을 부식시키는 염화칼슘은 눈과 달리 녹아 사라지지 않는다"며 "세차를 해도 철판 사이 용접 부분에 들어간 염화칼슘이 남아 차량을 부식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고속도로 제설작업으로 인한 인근 과수원의 농작물 피해에 대해 도로관리청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 당시 재판부는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가 바람 등으로 날아 흩어지면서 농작물 피해로 이어진 것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결했다.

인과 관계가 명확하진 않지만 염화칼슘이 반려견들에게 화상을 입힐 수 있다는 주장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견주들이 산책로에 염화칼슘을 뿌리지 말아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는 내용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방지를 위한 제설제 사용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염화칼슘을 대체할 다른 제설제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대실 생명공학연구원 명예연구원은 "염화칼슘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전기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가스가 배출된다"며 "염화칼슘 제설제를 만들면 이중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금은 영하 20도, 염화칼슘은 영하 50도까지 제설력을 갖는다"며 "우리나라는 소금으로 제설이 가능한 기후"라고 설명했다.

다만 친환경 제설제는 가격이 비싸 대량 살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친환경 제설제는 가격이 비싸 지자체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며 "눈 예보가 있을 때 제설제를 사전 살포하면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하천이나 생태 보전 지역 인근만이라도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등 살포 기준을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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