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 "우린 부부 아냐, 재산 못 줘"…7년 사실혼 아내 분통

류원혜 기자
2026.02.26 09:40
사실혼 남편이 외도를 저질러 놓고 "우리는 법적 부부가 아니다"라며 재산분할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실혼 남편이 외도를 저질러 놓고 "우리는 법적 부부가 아니다"라며 재산분할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7년 차 여성 A씨 고민이 소개됐다.

A씨와 남편은 연애 시절부터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는 관계를 지향했다. 두 사람은 '결혼하고 돈 많이 벌면 마주 보는 집 두 채를 사서 이웃처럼 지내자'는 농담 섞인 약속도 했다.

이들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결혼식만 올렸다. 집값 부담으로 한 집에 거주하면서도 각자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냈고, 아이도 갖지 않기로 합의했다.

생활비는 정확히 반반 부담했으며 집안일도 당번을 정해 나눠서 했다. 가끔은 '우리가 결혼한 사이일까, 아니면 룸메이트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명절마다 양가 부모님을 챙기며 며느리와 사위 역할을 다했다.

그런데 최근 남편 외도로 문제가 불거졌다. 배신감을 느낀 A씨가 집에서 나가라고 하자 남편은 적반하장으로 "집은 내 명의이니 내 집"이라며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고 각자 생활해 왔으니 우리는 진짜 부부가 아니다. 재산을 나눠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방식이 조금 달랐을 뿐 저는 아내로서 최선을 다했다. 각방 쓰고 생활비를 따로 썼다고 해서 지난 7년이 단순 동거가 될 수 있냐"며 "우리가 가벼운 사이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파트는 맞벌이해서 함께 마련했지만 남편 명의인데 재산분할이 가능한지, 저를 배신한 남편에게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준헌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단순히 오랜 기간 함께 살았다고 해서 사실혼이 인정되진 않는다"며 "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있었는지, 부부 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실체가 있었는지를 보고 사실혼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사실혼 여부를 판단할 때 △결혼식을 했는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동일했는지 △양가 경조사에 참여했는지 △경제적 공동체가 형성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 변호사는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은 혼인 의사를 보여주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판단 근거"라며 "사실혼 부부에게도 정조 의무가 있다. 배우자 외도로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또 맞벌이로 마련한 재산은 명의와 관계 없이 분할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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