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9일. 난민 심사 중이던 케냐인이 광주 한 PC방에서 30대 종업원을 잔혹하게 살해했다. 직원 돈을 노린 범행이었다. 그의 범행은 PC방을 찾은 한 손님에게도 이어졌다. 다행히 이 손님은 위험을 느끼고 강하게 저항하며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 오전 9시10분쯤 광주시 북구 한 PC방에 케냐인 난민 신청자 A씨(당시 28세)가 들어왔다. 30분가량 자리에 앉아 PC를 하던 A씨는 종업원 B씨(당시 38세)에게 화장실을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B씨가 화장실로 들어오자 돌변했다. 주먹을 휘둘러 B씨 얼굴과 복부 등을 마구 때린 것이다. 무차별 폭행 후엔 B씨 목까지 졸라 바닥에 쓰러뜨렸다.
A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물이 끓고 있는 전기 주전자를 챙겨 화장실로 가 쓰러진 B씨 얼굴에 부었다. B씨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PC방에서 사용하는 쇠숟가락과 쇠젓가락을 챙겨 나와 B씨 입 안에 찔러 넣었다.
이후 B씨를 화장실에서 끌고 나와 비상계단 쪽으로 옮긴 A씨는 PC방 카운터 위에 놓인 B씨 지갑에서 현금 18만4000원을 꺼내 챙겼다.
A씨는 PC방을 찾은 손님 C씨(당시 21세)에게도 범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A씨 손에서 피 냄새를 맡은 C씨는 거세게 저항했고 다른 손님들에게 "신고해달라"고 외쳤다.
이를 들은 한 손님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씨는 의심을 피하려 한 듯 C씨에게 "친구" "게임 계속해라"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C씨에게 접근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한 뒤 그의 패딩점퍼와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
C씨 점퍼를 입고 밖으로 나온 A씨는 주변을 배회하다 20분 만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부검 결과 B씨는 폭행으로 인한 과다 출혈과 경부 압박과 목 졸림 등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B씨 입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쑤셔 넣은 것은 토속 신앙 때문으로 추정됐다.
잔혹 범행을 저지른 A씨는 검거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서도 기행을 벌였다.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던진 뒤 나체 상태로 동물 소리와 같은 괴성을 내거나 아프리카 전통춤을 연상하게 하는 몸동작을 취했다.
급기야는 유치장 출입문에 설치된 두꺼운 방탄유리를 깨부쉈고 갑자기 성경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A씨 행패에 자국민 보호를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를 찾은 케냐 외교관도 혀를 내둘렀다. 케냐 대사관 참사관은 A씨와 단독 면회 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A씨의 난폭한 모습에 "무섭다"고 거부해 무산됐다.
A씨는 2015년 7월 18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개최한 워크 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3개월짜리 단기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뒤, 약 한 달 만인 그해 8월 25일 종교적 사유로 난민 인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돈을 벌기 위해 난민 신청을 했다"고 진술해 체류 연장을 위해 난민 신청을 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범행을 자백하긴 했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 내내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했다.
난민 신청 후 한국에 머물던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자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고, 케냐행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전날 A씨는 살던 원룸 보증금 75만원을 돌려받은 뒤 경찰서를 찾아 "집에 가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불법체류자가 아닌 난민 신청자라 강제 추방 조치할 수 없다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측 설명에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는 법원에서 환각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강도 목적으로 살해한 뒤 시신에 물을 들이붓고 쇠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사체를 훼손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유족들이 소중한 가족을 잃고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입은 것을 감안했다"고 판시하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과 A씨는 양형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그해 11월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