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자 환자에 "돈 없잖아" 병원 막말?…진실은 '1000만원 미납'

전형주 기자
2026.03.13 13:49
충남 아산충무병원 직원이 기초생활수급자 환자에게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충남 아산충무병원 직원이 기초생활수급자 환자에게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병원 측은 부적절한 말이 오간 건 일부 사실이라면서도 환자의 반복적인 진료비 미납과 비협조적 행동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1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SNS(소셜미디어) 등에는 아산충무병원 직원과 환자 A씨의 통화 녹취가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직원은 A씨에게 "지원금 신청을 하려고 한다"며 신분증 사진을 요구했다. A씨가 당장은 신분증이 없다고 하자, 직원은 "아버님(환자) 돈 없지 않냐. 그러면 돈을 내라. 도와드리려고 하는데, 협조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고 압박했다.

A씨 조카라는 작성자는 "병원에 항의했지만, 병원 측은 '내부 벌점 조치했는데 더 무엇을 바라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아산충무병원 측은 이에 대해 "직원의 실수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갈등 책임은 A씨에게 있다며 "A씨는 진료비를 내지 않았을뿐더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병원 측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병원 측 해명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1월 외상에 의한 경추 손상으로 입원했다. 병원 측은 A씨에게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한 동의를 받은 뒤 경추 신경복원술(신경성형술) 유압술을 진행했다. 상황이 긴급해 진료비와 수술비 모두 사후 청구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환자에게 부적절한 말이 오간 건 일부 사실이라면서도 환자의 반복적인 진료비 미납과 비협조적 행동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아산충무병원

수술비와 진료비는 총 1000만원에 이른다. 그런데 수술을 마친 A씨는 "신용카드가 친구에게 있다"며 결제를 차일피일했다. A씨 형편을 알고 있던 병원은 A씨가 지자체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했지만, A씨는 이조차 협력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산시는 긴급복지지원제도를 통해 중한 질병에 걸렸거나 다친 위기 가구에 의료비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 상황에서 돈이 없다고 수술을 안 할 수는 없지 않냐. 예전엔 보증금이라도 받고 수술을 했지만 요새는 그렇지 않다. 비급여 수술비에 대한 동의를 다 해놓고 정작 수술이 끝나자마자 돈이 없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직원의 말실수에 대해서는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하려면 신분증 사본이 필요한데, A씨는 '신분증이 가족에게 있다', '친구에게 있다'며 제출을 미뤘다. 확인 결과 신분증은 A씨가 직접 소지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누적돼 감정적인 말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는 조속히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데 A씨는 계속 돈이 있다면서 협조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감정이 격앙돼 있었다"고 했다.

말실수한 직원은 경위서를 썼으며, 직접 환자를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환자는 직원의 사과를 받아줬으며 밀린 수술비에 대해 월 50만원씩이라도 갚겠다고 했지만, 퇴원 열흘 만에 이같은 폭로를 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관계자는 "병원이 봉사단체는 아니지 않냐. 금전적으로 운영이 돼야 하는데 이런 리스크가 발생하면 저희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현재 병원 측은 A씨로부터 신분증을 받아 아산시 긴급지원금 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나머지 700만원 상당의 진료비는 여전히 미납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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