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 사망 대전 공장 화재 인재였나... 노조 "사측, 시설개선 요구 묵살"

유엄식 기자
2026.03.22 18:13

환기·배관 등 화재 위험 요인 지속적 거론돼
다수 사망자 발견된 헬스장 등 불법 증축물 지적도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신고 14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3.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사망자 14명을 비롯해 총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대형 화재 사건이 평소 시설 안전관리 요청을 묵살한 사측의 소홀한 관리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헬스장 불법 증축 등을 비롯해 향후 사건 진상 조사 과정에서 밝혀야 할 부분으로 지목된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단순한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경영 구조에서 비롯된 중대한 인재"라며 "회사의 책임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노조가 그동안 집진시설과 환기·배관 등 위험 요소를 개선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장은 그러면서 "회사는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 및 유가족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특히 사망자 9명이 발견된 헬스장은 불법 증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일 진행된 화재 사고 중간 브리핑에서 대덕구청 관계자는 헬스장 공간과 관련해 "도면상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구조"라며 "2층을 복층처럼 나눠서 공간을 사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증축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 위험성 때문에 확인하지 못했으나 허가받지 않은 부분은 맞다"고 답했다.

헬스장은 별관 1층에서 2~4층으로 올라가는 공간 아래 여백의 공간에 약 100평 규모로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했는데, 이 시간대에 큰불이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게 소방 당국의 판단이다.

(대전=뉴스1) 김도우 기자 = 22일 대형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경찰, 소방,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3.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도우 기자

화재가 초반에 급속히 번진 배경에는 가공 공정에 사용하는 절삭유와 건물의 기름때가 한몫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덕소방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장 내 가공 공정에서 절삭유를 많이 쓰는데 천장 등에 찌든 기름때가 많이 묻어 있는 상태였다"며 "기름때뿐 아니라 집진 설비나 배관 등에 껴있던 슬러지(찌꺼기)를 타고 불이 순식간에 확산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황 위원장도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가 쌓일 가능성을 꾸준히 지적했고 주기적인 점검과 청소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회사는 이를 묵살했다"며 "작은 불씨도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며 화재 확산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께 발생한 화재로 총 7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4명, 중상자는 25명, 경상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사상자 수습을 마무리한 당국은 본격적인 후속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대전경찰청은 오는 23일 오전 관련 기관 및 유족 대표 등이 참석하는 합동 현장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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