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가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물을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본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여변은 27일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헌재의 결정은 사법 약자인 장애인 피해자의 특수성과 현행 공판 과정의 한계를 직시했다"며 "형식적 방어권 보장이 아닌 사법 약자의 특수성과 2차 피해 방지라는 실질적 정의를 우선시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전날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물에 대해 신뢰관계인 등의 성립 인정만으로 증거능력을 부여한 성폭력처벌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피해자 진술 영상물에 대해 피해자를 법정에 불러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신뢰관계인·진술 조력인에 의해 진정성이 인정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피해자가 법정에서 범죄 피해를 반복 진술하며 겪게 될 심리적·정서적 충격과 피고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발생할 공포·수치심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의 조항이다.
여변은 헌재의 이번 결정에 대해 "장애인 피해자의 경우 직접 출석을 통한 반대신문이 가할 수 있는 치명적 위해를 인정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과 피해자의 기본권 사이의 실질적 조화를 이룬 진일보한 판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2021년 결정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절대적인 성역으로 간주해 피해자의 고통을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한 결정이라면 이번 결정은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취약성으로 인해 피해 사실을 법적으로 방어하고 증언하는 데 있어 비장애인과 다름을 인정한 결정"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1년 12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영상물 증거능력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여변은 또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피해자의 인격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반대신문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