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창민 감독 '쌍방 폭행' 판단 이유…"돈가스칼 들었다" 직원 진술

차유채 기자
2026.04.09 14:55
지난해 11월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사인이 폭행 피해로 인한 뇌출혈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고(故) 김창민 감독 인스타그램 캡처

폭행 피해로 인한 뇌출혈로 숨진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당일 김 감독을 특수협박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렸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9일 뉴스1에 따르면 사건 초기 대응 과정에서 현장 출동 경찰관은 김 감독과 피의자 측이 쌍방으로 다툰 것으로 판단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이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소음 등의 문제로 다른 테이블에 있던 손님과 몸싸움을 벌였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김 감독이 식당 밖에서 A씨 일행과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식당 안으로 들어온 김 감독은 테이블에서 무언가를 집어 든 후 일행에게 달려들었으나 제지당했다. 김 감독이 이를 휘두르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상황이 악화하자 일행 중 B씨는 김 감독의 목을 조르는 등 물리력을 행사했고, 김 감독은 식당 밖으로 나왔다. 이후 일행이 김 감독의 등을 두드리는 등 진정시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다시 실랑이가 벌어졌고, A씨는 김 감독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이어 B씨는 쓰러진 김 감독을 골목으로 끌고 갔고, 해당 장소에서 A씨의 추가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식당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종업원이 "김 감독이 돈가스용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고 진술하면서 수사 초기 김 감독 역시 특수협박 혐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김 감독이 사망함에 따라 해당 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으며, 이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한 차례 반려됐다. 이후 A씨와 B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유족 측은 경찰의 부실 수사를 주장하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폭행 당시 가해자 일행이 최소 6명에 달함에도 1명만 피의자로 특정됐고, 피의자에게 유리한 정황이 다수 증거로 채택되면서 구속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한편, A씨는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어떤 말로 사죄를 하더라도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죽을죄를 지었다는 것도 알고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고 고개 숙였다.

다만 "김 감독님을 해할 의도도 없었고, 싸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 싶다.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세한 부분이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1985년생으로 2013년 영화 '용의자' 소품 담당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장 김창수'(2017), '마약왕'(2018), '마녀'(2018),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에 작화팀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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