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직자 91%가 재취업 승인"…경실련 "관피아 규제 강화해야"

최문혁 기자
2026.04.16 14:0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3개 정부 부처 관피아(관료와 마피아를 합친 신조어)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직자 재취업대물림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최문혁 기자.

정부 주요 부처의 퇴직 공직자 재취업 승입률이 91%에 달한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퇴직공직자 취업 제한에 대한 예외 규정이 지나치게 폭넓게 적용돼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개 정부 주요 부처의 관피아 실태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2017년 해체된 미래창조과학부다.

조사 결과 이들 3개 부처의 취업 심사 대상 156건 중 142건이 취업가능 또는 취업승인을 받아 재취업 승인율은 평균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 기관 중에서는 과기부가 93.0%로 가장 높았으며 방미통위는 83.3%, 미래창조과학부는 87.5%다.

경실련은 "퇴직공직자 10명 중 9명이 재취업을 승인받는 꼴"이라며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에 대한 예외 규정 구체화를 촉구했다.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취업승인을 받을 수 있는 예외 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대부분의 경우 예외로 적용받는다"며 "예외 사유를 좁혀 특별한 경우에만 취업승인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공직자는 소속기관장에게 취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해 재취업하려는 기업이 취업 제한 대상 기업인지 판단 받아야 한다. 취업 제한 대상 기업으로 판단되면 원칙상 퇴직일로부터 3년간 해당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다만 공직자윤리법은 취업심사 대상기관이 취업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간 근무한 부서나 담당한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취업 승인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3개 정부 부처 퇴직공직자가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협회·조합(63건)이 44%로 가장 높았다. △민간기업(39건) △공공기관(18건) △법무·회계·세무법인(14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협회나 조합은 대부분 민간기업들의 출자로 만들어져 관련 민간기업들의 이익을 조직적으로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과학기술, 방송통신 등 기술 분야 정부 부처 퇴직자들이 관련 규제 로비 등을 위해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퇴직 후 재취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취업해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는지를 묻는 것"이라며 "실제로 퇴직공직자가 로펌으로 재취업해 정부 부처의 규제 권한을 무력화하기 위한 입법 로비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문성을 가지고 일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실련은 관피아 행태를 막기 위해 사전 접촉 제한 요건을 강화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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