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서점을 대신해 다이소를 새로운 '번따(전화번호 따기)' 장소로 추천하는 글이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싼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에는 '교보문고 번따는 유행 끝난 지 한참됨. 요즘은 다이소 번따임'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작성자는 "2년 전부터 번따 많이해서 잘 안다. 그러니까 교보문고 가지말고 다이소 화장품 매대 앞에 있는 여자 번호따라"며 "일단 다이소에 가서 쇼핑한다는 건 검소하고 돈 많이 모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화장품을 쇼핑한다는 건 외모를 꾸밀 줄 안다는 것"이라며 "내 말 믿고 다이소 화장품 매대 앞 여자 번호를 따라"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퍼지자 한 누리꾼은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번호야 딸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굳이 다이소에 계속 있으면서 번따 여성을 스캔한다는 건 별로다"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나는 갈 때마다 다이소 화장품 5만원어치 산다", "학생들도 많이 쓰는 게 다이소 화장품인데 어린 학생들한테도 번호 물어본다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이소 이전에는 대형 서점이 이른바 번따의 성지라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와 이를 직접 체험한 뒤 후기를 공유하는 숏폼 콤텐츠가 확산됐다. 한 여성은 교보문고 방문기 릴스를 올리며 "저도 연애 한 번 해보려고 강남 교보문고에 갔다"면서 "재테크 코너가 번따 성지라고 하더라. 재테크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책을 읽는 척 해야 남자가 다가올 것 같아서 적당히 읽을 만한 장소를 찾아서 읽는 척 했다"고 했다.
한 남성은 '40대가 교보문고에서 번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대형 서점을 방문해 여성들에게 "남자친구가 있냐", "번호를 줄 수 있냐"고 물어보며 다녔고 몇 차례 거절 끝에 번호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교보문고 번따'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돌아다녀 보겠다", "번따 당하러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교보문고에 다녀왔다", "교보문고에서 번따하는 방법" 등의 각종 영상이 올라와있다.
이에 불쾌한 경험을 호소하는 글도 잇따랐다. 실제로 교보문고에서 '번따'를 당했다는 A씨는 자신의 SNS에 "교보문고에서 번호를 물어보는 일을 겪었는데 매우 불쾌했다"며 "나뿐 아니라 뒤에 있던 다른 여성에게도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이 정도면 교보문고 브랜드 이미지 훼손 수준", "당분간 교보문고에 가기 싫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결국 서점 측은 주의 공지를 냈다. 광화문 교보문고는 '독서 공간 에티켓' 안내문을 비치해 "소중한 독서의 순간이 낯선 대화나 시선으로 방해받지 않도록 배려해달라"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용이 불편하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직원에게 문의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