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준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허위 내용을 기재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군검사들이 1심에서 실형을 구형받았다.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영선) 심리로 열린 염보현 군검사(소령)와 김민정 전 국방부 감찰단 보통검찰부장(중령)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감금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자격정지 2년, 징역 2년·자격정지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결심 공판에선 특검팀의 최종의견과 구형,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 등이 진행됐다.
특검팀은 이들이 허위 사실을 기재한 영장을 작성한 데 대해 미필적 고의가 적용된다고 했다. 특검팀은 "허위를 확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더라도 허위의 가능성을 인식했다면 고의가 인정된다"며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이나 수사 외압을 망상·허위로 기재한 걸 보면 미필적 고의 정황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허위 사실이 적힌 영장을 작성하는 데 김 중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김 중령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이첩 보류 지시의 존재가 불명확하단 점을 인식했고 구속영장 청구서를 허위로 기재하는 데 전반에 걸쳐 관여했다"며 "기여도와 직책상 염 소령보다 중하다"고 밝혔다.
염 소령에 대해선 "영장 기재 사실 전반을 김 중령이 작성했다고 하지만 군검사 개개인이 개별 관청"이라며 "이유 없이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다"고 말했다.
염 소령의 변호인은 "본인의 직무를 수행했을 뿐 사람(박 준장)에 대해 불법 행위를 하려 하진 않았다"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에서 빼란 취지의 대통령 격노와 이 사건 행위는 관련이 없다" 했다.
김 중령의 변호인도 혐의를 부인했다. 김 중령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대통령 격노와 관련된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며 "사후적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당시엔 파악된 내용에 기초해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김 중령은 법정에서 직접 발언권을 얻어 최후진술을 하며 울먹였다. 김 중령은 "특검의 주장처럼 허위 사실을 기재하며 법원을 속이고 박 준장의 신병을 확보하려 한 적은 결코 없다"며 "국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무했고 이 사건 역시 동일한 마음으로 임했단 점을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6월12일 오후 2시 이들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 중령과 염 소령은 박 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로 특검팀에 의해 기소됐다. 특검팀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작성한 영장 청구서엔 박 준장이 주장한 VIP 격노와 수사 외압은 망상에 불과하며, 박 준장이 증거를 인멸한 것처럼 기재됐다.
이들은 2023년 8월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육군 준장·불구속 기소)의 지시로 박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하고 이후 항명 혐의로 죄명을 바꿔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허위 내용이 담긴 구속영장을 청구해 박 준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석방되기까지 약 7시간 동안 구금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