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받았다.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어느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제 입장이 돼도 저와 다르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22일 내란 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장우성 특검보는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이 수립한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며 "이 전 장관을 엄히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완성·실패한 내란으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단 점은 이 사건 양형에 있어 고려할 사유가 아니다"라며 "이 전 장관에게는 최대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했다. 형법 제87조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한 자에게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이 내려질 수 있다.
특검팀 구형 이후 이 전 장관의 최후진술이 이어졌다. 이 전 장관은 "모든 일 지나간 지금 시점에서 모든 것이 명료해보일지 몰라도 어느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제 입장이 돼도 저와 다르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며 " 현명한 판결을 간곡히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을 편안하게 모셔야 하는 막중한 임무 부여받은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유종의 미 거두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실망을 끼쳐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 든다"며 "이 사건 수사·공판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어려움과 번거로움을 겪은 공직자와 그 밖의 분들에게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국무위원으로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해야 할 책무에 소홀함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연히 본 문건이 걱정스러워 소방청장에게 통화한 것이 내란이라는 혐의, 거센 올가미를 받게 됐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저희 집에서 32억원이라는 거금과 명품백 나왔다는 악의적 거짓 보도로 가족들까지 부정부패 누명을 쓴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어린 두 아이 엄마인 제 딸은 지난 9개월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왕복 서너시간 오가며 힘들게 면회를 다니며 어린 두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계엄법상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허석곤 전 소방청장 등에게 전화로 특정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위증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단전·단수 등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도 내란에 가담한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허 전 소방청장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받았다. 허 전 소방청장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단전·단수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