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5년→4년…23명 숨진 '아리셀 화재' 박순관 대표, 2심서 감형

이재윤 기자
2026.04.22 17:35
배터리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1심에선 징역 15년이 선고 됐으나 2심에서 징역 4년이 내려졌다./사진=뉴시스

배터리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1심에선 징역 15년이 선고 됐으나 2심에서 징역 4년이 내려졌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신현일)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 대표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7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1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인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은 형량을 크게 낮췄다.

재판부는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으며 화재 이틀 전 선행 폭발 등 전조 증상이 있었음에도 위험성을 안일하게 판단한 채 후속 공정을 계속했다"며 "공정 중단이나 화재·폭발 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업장 위험성을 외면한 채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안전조치를 전면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존에 사고가 발생했던 부분이나 안전조치가 필요한 공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조치를 해왔다"며 "위험성을 완전히 외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족 및 피해자들과 합의도 감형 사유로 반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망 피해자 유족 전원,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했다"며 "일부 유족이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합의의 양형 반영을 제한하면 향후 피고인들이 피해 회복 노력을 소극적으로 하거나 포기하게 만들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심에서 크게 낮아진 형이 선고되자 법정에서는 유족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방청석에서 유가족들은 "우리 가족 살려내라", "사람 23명이 죽었는데 4년이 뭐냐"는 고성을 쏟아냈다. 재판부는 소리를 지른 방청객들을 불러 유족 여부를 확인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실제 유족으로 확인되면서 별도의 감치 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유족들은 재판부 앞에서 "1심의 징역 15년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2심 4년은 말이 되느냐", "유족 입장에서 생각했다면 이런 판결은 못 내린다"고 반발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이 정도 규모의 참사에 징역 4년이 나온다면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준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유해·위험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도 마련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박 본부장은 전지 보관·관리 과정에서 발열 감지 모니터링 등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안전교육과 소방훈련 등 화재 대비 의무를 위반해 사고를 초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용 벽을 임의로 철거하고 대피 경로에 임시 벽을 설치하는 등 구조를 바꿨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파견받아 안전교육 없이 고위험 공정에 투입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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