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한 달가량 교제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경희)는 강도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9시 40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가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안에서 여자친구 B씨를 주먹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살해 몇 시간 뒤인 이튿날 오전 1시쯤 경기 포천시 소흘읍 일대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넘어 나무가 우거진 곳에 B 씨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2024년부터 1억원이 넘는 불법 온라인 도박 빚과 금융기관 채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B씨가 계좌에 현금 4300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계좌에서 돈을 빼내려 했지만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실패했다. 이후 B씨 명의로 대출을 시도했으나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받아 결국 금전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경제 상황, 범행 전후 행적, 피해자 계좌와 대출을 둘러싼 시도 등을 근거로 계획 범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살인'이란 단어를 검색했고, 살인 이후에는 금융인증서를 발급받고 장기대출 신청도 했다"며 "시신 유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금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살해 후 2시간 30분 동안 출금을 목적으로 여러 시도를 한 점을 보면 우발적 범행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유족은 합의나 공탁 없이 오로지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실제로 취득한 금액이 없고 동종 전력이 없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사회와 격리돼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결심공판에서 "유족에게 단 1그램 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