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여학생을 구하려다 부상 입은 남학생을 '도망자'라고 조롱한 누리꾼이 붙잡혔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5일 온라인 상에서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A씨를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사망한 여학생 피해자와 그 유족, 의로운 행동을 하다 다친 피해 남학생에 대한 비난·비하 등 2차 가해 게시글 16건을 특정했다.
이후 해당 게시물에 대해 삭제 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이 중 법리 검토를 거쳐 범행에 이른다고 판단된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 이번에 입건된 A씨는 생존 피해자인 남학생을 '도망자'로 모욕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기는 지난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적한 보행로에서 16세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17세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군은 A양의 '살려달라'는 비명을 듣고 현장에 달려갔다. B군은 "날 흉기로 찌른 사람이 저더러 119를 불러달라고 했다. 휴대전화를 꺼내 내려다본 순간 흉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이후 B군은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손등이 크게 찢어졌고, 목 부위를 2차례 찔렸다.
B군은 손으로 장윤기를 밀치고 장윤기가 멈칫하던 사이 현장에서 벗어났다. 의식이 희미해질 정도로 피가 흘렀다. 이런 와중에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이 칼에 찔렸다.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외쳤다. B군 지인의 신고에 의해 A양은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고, B군은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B군은 장윤기의 얼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몸이 굳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세를 겪고 있다.
B군 아버지는 "사건 직후 아이는 살이 다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목까지 찔린 위험한 상태였다. 왜 그렇게 위험한 데를 갔냐고 뭐라고 했다"며 "제가 다음부터는 절대 나서지 말라고 했더니 아들이 '아빠라도 그 상황이면 그러지 않았겠냐'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국민들에게 알려진 후 온라인상에서는 '남고생이 도망갔다'는 식의 댓글들을 봐야 했다"며 "상처를 조금 입고 도망간 것처럼 말하는 걸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도 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통해 피해자 2차 가해 행위를 수집해 엄정 대응하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해당 게시글에 대한 삭제와 차단을 병행하는 등 피해 확산 방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