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왜 못 먹어요?"...스승의날 케이크 '32등분' 한 교사

윤혜주 기자
2026.05.15 13:34
중학교 교사 A씨가 지난해 스승의날 당시 아이들이 준 케이크를 32등분한 사진/사진=SNS 갈무리

스승의날에 학생들이 준비한 케이크를 교사가 먹으면 안 된다는 경북교육청 안내가 논란이 된 가운데 실제 지난해 스승의날 당시 케이크를 단 한 입도 먹지 못했다는 한 교사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15일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한 중학교 교사 A씨가 지난해 5월15일 스승의날 때 경험한 사연이 화제가 됐다.

A씨는 "스승의날 교육청 지침이 왜 갑자기 이슈가 된 건지 (모르겠다)"며 "실은 매년 저래왔다"고 했다. A씨 언급한 '교육청 지침'은 최근 온라인상에 올라온 경북교육청의 청탁금지법 안내 배너다.

스승의날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허용 범위를 설명한 게 주된 내용으로, 교사에게 케이크를 전달하거나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케이크를 나눠 먹는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다. 오직 학생들끼리 나눠 먹는 것만 허용된다.

이에 A씨는 "일례로 지난해 스승의날에 우리 반 아이들이 케이크를 준비해서 깜짝 파티를 해줬다"며 "너무 감동 받았고 뭉클했지만 나는 먹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애들한테 '고마워, 마음만 받을게'라고 말하며 32등분 해서 나눠줬다"며 "애들도 역시 '그런 게 어딨어요! 너무 정 없어요'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케이크를 32등분 해서 아이들에게 나눠줬던 사진을 한 장을 첨부하며 "이게 진짜 요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A씨 사연에 공감한 교사로 재직 중인 SNS 이용자들이 자신들도 케이크를 한 입도 못 먹고 아이들 수에 맞게 잘라 나눠줬다며 사진을 올렸다/사진=SNS 갈무리

이에 교사로 재직 중인 SNS 이용자들도 케이크를 아이들 몫에 맞게 나눈 사진을 올리며 "아이들이 '왜 못 먹어요?'하는데 '선생님은 다른 케이크 많아'라고 했다", "나도 36등분했던 기억이 있다", "2주 병가 갔다가 돌아왔을 때 아이들이 케이크 파티해 줬는데 27등분 해서 나눠 먹이고 설거지했다"고 공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눈물 난다", "아이들이 용돈 모아서 산 조그마한 간식도 받을 수 없다는 게 슬프다. 고작 케이크 한 입도 안 되냐", "말도 안 되게 각박해졌다", "선생님 한 입 드시는 모습이 아이들의 눈에는 행복일 텐데", "감사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정성스럽게 표현할 줄 아는 것도 인생에 참 중요한 덕목인데 너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청탁금지법에 따라 현재 학생을 평가·지도하는 담임교사 및 교과 담당 교사는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금액과 관계없이 소액의 선물도 받을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학생을 평가·지도하는 교사와 학생 간에는 5만원 이하의 선물이라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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