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단체가 연이틀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에 대해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나서 주주권 보호를 위한 제도와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영업이익 등 회사의 성과를 재원으로 주주가 아닌 자에게 일률적으로 분배하는 것은 상법상 강행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삼성전자 노사합의서상 재원은 노사가 합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회사 성과에 대한 처분권은 주주총회에 있다"며 "회사 성과를 곧바로 재원으로 삼아 배분하면 법률상 무효"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삼성전자 노사합의서상 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를 말한다.
그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산식에 따른 성과 배분은 이자·세금·자본비용을 우선 차감하는 구조라 상법을 정면충돌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회사 성과를 곧바로 재원으로 삼는 건 이자·세금·배당에 우선해 회사 이익을 직접 처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VA는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부가가치를 뜻한다. 세후 영업익(순이익)에서 자본 비용(법인세·투자금)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단체는 주주총회를 통해 배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는 "노사가 합의한 성과 배분안에 대해 양측이 함께 주주를 설득하고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승인받는다면 절차적 하자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주주와 사측이 소통할 수 있는 실질적 제도와 법률을 마련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민 대표는 "주주 역시 회사의 가장 깊은 뿌리에서 회사 생성과 소멸을 함께 하는 본질적 구성원"이라며 "회사 이익 또는 성과를 임직원이나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일률적으로 분배하려는 시도는 상법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주운동본부 등 일부 주주단체는 전날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이 위치한 한강진역 부근에서 노사 합의안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운동본부는 총파업이 유보됐을 뿐 추후 진행될 수 있다며 사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