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전자주주총회 개최를 의무화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년부터 대형 상장사 주주들은 주총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전자주주총회 세부 절차 등을 규정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개정안은 최근 개정된 상법에 따라 전자주주총회 개최 대상과 운영 방식, 주주 본인 확인 절차 등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주주총회는 주주가 특정 장소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주주총회에 출석하는 제도다. 그동안 상장사 주주총회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가 반복되면서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직장인은 연차를 내야 했고 지방이나 해외에 있는 주주는 물리적으로 참석하기 힘들었다.
법무부는 전자주주총회 도입 초기인 점을 고려해 우선 대형 상장사부터 의무화하기로 했다. 전자주총 시스템 운영 안정성과 주주 참여 규모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자주주총회 의무 개최 대상은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다. 2025년 말 기준 대상 회사는 모두 210곳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201곳, 코스닥 상장사가 9곳이다.
개정안은 전자주주총회 운영을 위한 절차도 정했다. 회사는 전자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설비를 갖춰야 한다. 또 동시 접속 회선 확보와 서버 관리 등을 위해 사전에 신청한 주주에 대해서만 전자주주총회 출석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의 질의와 발언도 일정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다. 법무부는 "전자주주총회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주주의 질문 횟수, 발언 시간, 발언 분량 등을 제한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주주권 행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수 주주가 참여하는 온라인 회의의 운영 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본인 확인 절차도 마련된다. 국내 주주는 전자서명법이나 정보통신망법상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전자주주총회에 출석할 수 있다. 전자서명 이용이 어려운 외국 거주 외국인 주주는 회사가 제공한 주주식별 번호와 암호 등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다.
전자주주총회 관리기관의 요건도 마련됐다. 관리기관은 적절한 인력과 물적 설비를 갖춰야 하고 주주 개인정보 보호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시스템 장애나 사고에 대비해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보완 설비도 갖춰야 한다.
법무부는 한국예탁결제원과 협력해 올해 하반기 중 모의 전자주주총회를 여는 등 제도 시행을 준비할 계획이다. 전자주주총회 제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통해 국내외 주주들은 거리와 시간의 장벽 없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앞으로도 주주의 참여 접근성을 높여 기업과 주주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