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마곡업무센터에서 흉기를 휘둘러 직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협력업체 직원이 구속됐다. 해당 직원은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해고 통보에 화를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사측과 피해자들은 가해자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협력업체 직원 정모씨(60)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를 사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지난 27일 오전 11시18분쯤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임직원인 50대 남성 A씨와 4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당초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됐지만, 경찰은 그가 피해자 2명 중 1명에게 살인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이날 정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해고 통보에 분노를 참지 못해서 (범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범행을 준비했는지', '피해자에 할 말은 없는지' 등의 질문에 "LG전자의 협력사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에게는 죄송하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정씨는 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사측의 해고 통보가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해고가 아닌 '업무 교체 통보'였다는 사측의 반박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엄청나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갑질이라고 표현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 직원이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면 안 되는데, 같은 사무실에 앉혀놓고 저를 괴롭혔다"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니 저를 괴롭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LG전자 측은 정씨의 '해고 통보' 등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지난 12일 업무역량 부족을 이유로 가해자 소속회사에 담당자 교체를 요구했다"며 "사건 발생 당일 소속회사 담당 임원이 가해자에 'LG전자와의 프로젝트 제외 및 회사 내 타 프로젝트로 전환'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로부터 하대와 무시를 당했다는 정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측은 "지금까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가해자에 직장 내 괴롭힘이나 하대, 무시 등 부당한 언행을 가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가해자가 소속회사를 통해 업무 고충이나 괴롭힘 관련 문제를 제기한 이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G전자의 협력사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정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사내 협력사를 위한 독립된 전용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담당 프로젝트의 업무 특성(해외 고객 대응 등)을 고려해 배정된 전용 업무공간 외 한시적으로 추가적인 자리를 마련해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 역시 정씨의 주장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