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논의와 관련, "검찰이 1차 수사에 아무것도 손을 안 댄다고 하면 피해자 보호를 어떻게 할 건지 대안과 고민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2일 제55회 교도관 무도대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메시지를 낸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형사사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표현을 써본 적이 없다"면서도 "중요한 건 검찰개혁, 수사·기소 분리,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피해자 보호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한다고 해서 범죄 피해자가 지금보다 더 보호되면 폐지해도 된다"며 "범죄 피해자를 지금보다 더 보호할 수 있는지, 그런 것에 대한 대안과 고민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정 장관은 특히 성범죄와 아동범죄 등 피해자 진술 확보가 중요한 사건에서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질 경우 수사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건이 부실해서 보완되는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이 성범죄"라며 "성범죄는 입증하기 쉽지 않고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직 안에서, 권력관계 안에서, 사회적 관계 안에서 일어난 성범죄는 시간이 지연되면 말이 막히고 사건이 덮인다"며 "성범죄, 아동범죄, 장애인·여성·노인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서 힘없고 돈 없고 배경 없는 피해자를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또 피해자가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의신청할 때부터 돈이 들어간다. 어떤 변호사는 사법을 민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보다가 부작용이 나오면 고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면 그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논의해봤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글을 올렸다. 여당 내에서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보완수사권 존치를 둘러싼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