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원 부실대출' 전 은행지점장, 1심서 징역 5년·법정 구속

박진호 기자
2026.06.26 11:14

법원 "금융시장의 건전한 시장 질서 교란" 지적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최문혁 기자.

24억원 상당의 부실대출을 내주고 수천만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전직 은행지점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대출 브로커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합의15부(부장판사 노유경)는 26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은행지점장 김모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대출 브로커 손모씨도 징역 3년과 5749만원의 추징명령을 선고받은 뒤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임의 고의가 없으며 통상적인 여신 절차에 따라 대출을 승인했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규 여신 거래와 관련해 현장실사 등 정해진 절차가 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자들이)대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냈는데도 김씨를 무시하기 어려웠고 적정 대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배임을 교사하지 않았다'는 손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금감원의 검사나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을 공유한 점 △재무제표 등 대출 관련 기초 서류를 직접 주고받은 점 △금품 수수 시점이 일부 대출 승인 시점과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들이 주고받은 금전에 대해 배임수·증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노 판사는 "금품의 수수 시점이나 금액, 총액 등을 비춰 사회 통념상 차용금으로 보기 부자연스럽다"며 "'분배금' 관련 주장 역시 관련 약정이 이뤄졌다는 객관적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양형 사유에 대해서는 "청렴성과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 신뢰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건전한 시장 질서를 교란한 행위"라며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에 대해 "사실상 공직자에 준하는 청렴성을 요구하는 지위에 있지만 부실대출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끼쳤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며 "그런데도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이 없다"고 했다.

손씨에 대해서는 "2021년 이미 대출 알선 관련 사기 혐의로 유죄로 인정받아 집행유예 전력이 있다"며 "유예 기간이 다 지나기도 전에 범행이 이뤄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4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B씨와 공모해 11차례에 걸쳐 24억7100만원 상당의 부실대출을 내준 혐의로 지난해 9월 함께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대출 청탁의 대가로 10차례에 걸쳐 챙긴 금액은 5749만원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당시 5대 시중은행 중 한 곳의 지점장으로 재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