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의 경우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판매 행위는 개별 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는데, 시험 접수를 위해 매크로를 사용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최근 국사편찬위원회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접수 과정에서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비정상적인 접속을 금지한다고 알렸다. 접수 개시 시간에는 응시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기 인원이 수만 명에 달하는 일이 반복되자 공정한 접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홈페이지에는 '비정상적인 접속 및 자동화 프로그램 사용 시 관련 법령에 따른 조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안내문도 게시됐다.
이에 일부 수험생 사이에서는 '시험 접수에 매크로를 쓰면 형사 처벌받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나온다. 현행 법에 따르면 단순히 자신의 시험 접수를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험기관이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관련 법령에 따른 조치' 역시 곧바로 형사처벌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접수 취소나 계정 이용 제한, 향후 서비스 이용 제한 등 운영상 제재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험기관이 시험 운영의 공정성을 위해 이와 같은 공지를 할 수는 있지만,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법에는 시험 접수 과정에서의 매크로 사용 자체를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연 티켓 예매에 사용되는 매크로와 시험 접수 매크로는 겉보기에는 모두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법적으로는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
먼저 매크로 프로그램 자체가 곧바로 불법은 아니다. 법은 자동화 프로그램의 사용 여부보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용됐는지를 따진다. 공연 티켓 매크로는 짧은 시간 안에 다량의 좌석을 선점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파는 이른바 '암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연 입장권 등의 부정 판매를 금지하고 별도의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반면 시험 접수는 대부분 응시자 본인이 자신의 명의로 한 차례 접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사람 명의로 대량의 접수를 하거나 이를 되팔아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어서 공연 티켓 매크로와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험 접수 매크로라도 본인의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량 접속으로 시스템 장애를 유발하거나 여러 계정을 이용해 다른 응시자의 접수 기회를 조직적으로 침해한 경우에는 형법의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 실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시스템 운영에 미친 영향과 행위의 구체적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 사안별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